인도네시아 롬복에 또 6.2 강진…사망자 400명 육박

입력 2018-08-09 23:13
지난 5일 발생한 규모 6.9의 강진으로 인도네시아 휴양지 롬복섬 지역의 건물들이 무너진 모습. AP뉴시스

인도네시아 휴양지 롬복섬에서 9일(현지시간) 규모 5.9에서 6.2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 등이 보도했다. 이곳에서는 나흘 전 규모 6.9의 강진이 일어나 9일 기준 381명이 숨지고 1000여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상자 수를 두고 군과 주 정부, 재난 당국이 모두 달라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이날 오후 1시25분쯤 롬복 북서부에서 규모 6.2의 여진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같은 지진을 두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규모를 5.9로 측정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약 12km라고 밝혔다.

이번 여진으로 건물 여러 채가 무너진 상황이며 추가 희생자가 생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같은 날 오전까지 이 지역에 발생한 크고 작은 여진이 355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6일 밤에는 롬복 근처 길리섬과 승기기섬 사이에서 규모 5.2, 7일에는 롬복 북서부에서 규모 5.4의 여진이 연이어 일어났다. 재난 당국은 앞으로 2주 간 여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등 피해 정도를 두고 군과 주 정부, 재난 당국이 서로 다른 통계를 내놓고 있다. 인도네시아 군(TNI)은 지난 5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38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 자카르타포스트는 9일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롬복섬을 관할하는 누사텡가라 주정부는 사망자수가 226명이라고 발표했다. BNPB의 공식집계에서는 사망자가 259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의 대변인은 “사상자 수를 두고 혼란이 벌어지는 건 긴급 상황에선 빈번한 일”이라며 “정확한 사상자 수를 파악하기 위해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오는 18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지진으로 국가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사상자 수를 공개하기를 꺼린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지에서 긴급구호에 나선 중국과 싱가포르의 비정부기구(NGO)들에 활동 중단을 요구한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누그로호 대변인은 “일부 국가 출신의 NGO가 구호활동을 벌이는 건 곤란하다”며 “그들은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입국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할 수 있을 만큼 국가적 역량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