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그동안 중앙정부에만 집중돼 왔던 대북사업에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참여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지방정부의 이런 움직임 이면에는 북측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값싼 노동력이 남측의 자본이나 기술력과 결합하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지방경제의 활성화에 크게 도움 된다는 판단에서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8년 간 개성공단에서 남북협력병원을 운영해온 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재단(이사장 정근·온종합병원장)은 9일 오후 2시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경제인, 의료인, 시민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교류협력시대에 지방정부 역할’이라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개성병원추진위 윤경대 사무총장의 사회로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의 ‘개성공단 재개의 필요성과 남북교류협력방안’ 주제의 기조강연을 했다.
이어 진희관(인제대) 교수의 ‘남북교류협력시대에 지방정부의 역할’ ,정근 이사장의 ‘북한 결핵과 해주 구세요양원 복원 프로젝트’ 의 주제발표와 패널들의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정근 이사장은 주제발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결핵치료소인 ‘구세요양원’은 캐나다 선교사인 셔우드 홀 박사 등에 의해 90여년 전 황해도 해주 남산에 세워졌다”며 “‘구세요양원’을 복원함으로써 분단 70년이라는 단절의 역사를 끊고, 평화의 관계를 회복하는 작은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바이오닉스진, 9사)대한민국신지식인협회, 씨젠의료재단, 온종합병원이 후원하는 이번 세미나는 침체된 부산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대북사업에서 모색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세미나에 참석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과 부산시의회 김진홍 부의장, 부산상공회의소 이갑준 상임부회장, 민주당 전재수(부산 북구강서구갑) 의원 등은 개성공단 재가동의 필요성과 부산시의 역할 등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편 국내외 의료봉사를 위해 2004년 출범한 그린닥터스는 취약 지역 의료 봉사, 대북 의료 지원 사업,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 가정 의료 봉사, 실크 로드 의료 대장정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그린닥터스는 2005년 1월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북한 개성공단에서 남북협력병원을 8년간 운영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이후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 등 남북관계가 큰 격랑 속에서 위기를 맞았을 때에도 꿋꿋이 현장을 지켰다.
의사와 간호사 등 1만여명 회원들로 구성된 그린닥터스는 이 기간 35만명의 남북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했고, 50여억 원의 의약품을 지원해오면서 한반도 평화조성을 위해 애썼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