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여성 목소리 듣기는 했나”…워마드 편파수사 반대 청원

입력 2018-08-09 09:58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WOMAD) 운영자의 신원을 특정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소셜미디어 등에는 이 역시 편파 수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마드 운영자의 체포영장 발부 소식이 알려진 8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워마드 편파 수사 하지 마라. 정부는 ‘편파 수사 하지 말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긴 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편파 수사 하지 말라고 하는 수만 여성의 목소리를 정부는 무엇으로 들은 것인가? 듣긴 들었는가?”라며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시위에 수만 명의 여성이 모인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아 또 편파 수사를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워마드 운영자를 수사하는가? 음란물 유포 방조죄로 수사를 하려고 공조수사 및 인터폴 적색 수배요구, 범죄인 인도청구를 검토하고 있다는 걸 보고 기함했다”며 “소라넷은 해외 서버라서 못 잡고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도 못 잡으면서 워마드는 잡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또 “일간베스트, 오유(오늘의 유머), 디시(디시인사이드) 등 수많은 남초 커뮤니티에서 음란물 유포를 하고 있으며 운영자는 이를 방조하고, 동참하고 있다”며 “또한 남초 커뮤니티가 워마드보다 더 심각한 수위를 자랑하고 있는데 이는 한 번도 문제 삼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편파 수사를 하지 말라고 했더니 편파 수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편파 수사가 아니고 여성 혐오가 아니라면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라고도 했다.

그는 “워마드 운영자를 음란물 유포 방조죄로 잡으려면 당신들은 몰래카메라, 웹하드 업체를 먼저 잡는 게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건은 또 방조하고 있다”며 “이런 당신들의 태도는 여성의 목소리를 사람의 목소리로 듣지 않는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그동안 수많은 남초 커뮤니티와 몰카 웹하드 업체가 음란물 유포를 하고 방조를 하는 수많은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당신들의 행동은 여성 혐오와 편파 수사 외에 어떤 말로도 설명되지 않음을 똑똑히 알아라”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9일 오전 9시 30분 기준 4만8900명 이상의 동의를 얻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내가_워마드다’ ‘#동일범죄_동일수사’ 등의 해시태그를 통해 워마드 운영자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규탄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외에 거주 중인 워마드 운영자 A씨에 대한 음란물 유포 방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한국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워마드 서버를 미국에 두고 운영하며 각종 남성 음란물이 유포되는 걸 사실상 방조했다고 보고 있다.

원은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