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딩은 프로 무대에서만”··· 뇌 전문가 헤딩 위험 경고

입력 2018-08-09 08:05
지난달 7일(한국시간)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8강전에서 벨기에의 얀 베르통헨(왼쪽)이 브라질의 윌리안과 헤딩 경합을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축구에서의 헤딩을 성인 선수들이 뛰는 프로 무대에서만 허용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18세 이하의 경우 헤딩이 뇌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기에 즉시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BBC스포츠는 세계적인 뇌 전문 병리학자 베넷 오말루 박사가 축구 선수들의 헤딩이 만성적인 외상성 뇌 질환을 유발할 것이라 경고했다고 8일(현지시간) 전했다.

오말루 박사에 따르면 반복적인 헤딩은 뇌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오말루 박사는 “헤딩은 굉장히 위험하다. 헤딩할 때마다 뇌에 손상이 축적된다”며 “이 때문에 축구를 할수록 나이 들어서 치매 같은 뇌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성장이 끝나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경우 헤딩이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 지적됐다. 오말루 박사는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12세에서 14세 사이의 아이들은 최대한 축구를 하지 않는 게 좋다”며 “18세 이하 경기에서는 헤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프로에서 은퇴한 후 뇌 질환으로 고생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지난 2004년에 죽은 웨스트 브롬위치의 레전드 제프 애슬은 10여년간 알츠하이머에 시달렸다. 이 외에도 리버풀의 전설 론 예이츠나 셀틱의 영원한 캡틴 빌리 맥네일 등 여러 유명 선수들이 나이를 먹고 치매로 고생하고 있다.

축구계가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헤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각종 프로 스포츠들은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영국은 이번 시즌부터 크리켓 경기에서 뇌진탕 증세를 보인 선수는 즉시 교체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꿨다. 크리켓은 선수 교체가 어렵기로 유명해 과거 선수들은 부상을 입고서도 계속 뛰어야만 했다. 부상 위험이 높은 럭비도 올해부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들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말루 박사는 “최종적으로는 프로 무대에서도 헤딩을 금지하는 편이 좋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선수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