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를 비상장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혀 월가를 혼란에 빠뜨렸다.
머스크는 이날 “테슬라를 주당 420달러(약 47만원)에 비공개회사로 만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자금은 확보돼 있다”며 “주주들은 주식을 420달러에 팔거나 투자자로 남을 수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이어 공개한 사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아직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고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며 “테슬라가 가장 사업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머스크는 상장회사로서 해야하는 분기별 실적 보고가 “해당 분기에는 옳은 결정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틀릴 수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테슬라에게 압력을 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깜짝 발표 후에도 머스크는 비상장회사로 전환되면 ‘분기별 수익 주기’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공매도 세력이 회사를 공격할 기회를 빼앗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테슬라가 갑자기 상장폐지를 언급한 이유는 최근 저조한 실적을 두고 투자자들과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1일 테슬라는 2분기 실적으로 7억1753만 달러의 적자가 났다고 발표했다. 야심작 ‘모델3’도 지난달 30일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3% 늘었지만 생산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10.99% 뛰어올라 379.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같은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기금(PFI)이 약 20억 달러의 테슬라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FT의 보도도 주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머스크는 평소에도 트위터에 농담을 적으며 투자자들을 곤란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FT는 “만약 거짓말일 경우 증권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