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1% 독점 사회가 문제, 현장에 대안이 있다”

입력 2018-08-08 17:43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2일 강북 ''한 달 살이''를 시작하는 강북구 삼양동의 2층 옥탑방에 도착해 박겸수 강북구청장(좌측)과 평상에서 주변을 살피며 대화를 하고 있다. 국민일보 DB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19일째 삼양동 옥탑방에 거주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한민국 99대 1의 사회가 어떻게 골목경제를 유린하는가를 봤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삼양동 인근 식당에서 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사람들은 나에게 ‘체험하기 위해 왔다, 쇼한다’고 한다”며 “그렇지만 현장에서 보면 정말 많은 대안이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여기 들어오면서 갖고 왔던 큰 화두들,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라든지 강남·북 격차 해소 문제들은 하루 아침에 해결하기는 어렵다”며 “옛날에는 동네마다 구멍가게가 다 있었는데 (지금은) 양장점, 전파상, 작은 식당들이 다 사라졌다. 큰 마트가 하나 있고 큰 도로변을 중심으로 해서 가게들이 쫙 놓여있는데 그 가게 대부분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같은 것들”이라고 했다.

주민들과 삼겹살 파티를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박 시장은 “대한민국 99대1의 사회가 가장 큰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단순히 서울 한동네만의 문제가 아닌 서울시 전체,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라고 밝혔다. 사회의 부를 상위 1%가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된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이런 과제들을 현장에서 보고 있다. 서울시가 어떻게 하면 거대한 도전과제에 답을 내릴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19일쯤 구상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강남·북 격차를 완화할 방안에 대한 발표일 가능성이 예상된다. 박 시장이 옥탑방 생활을 시작한 이유도 “강남·북의 격차를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취지였다.

박 시장은 기록적인 폭염에 옥탑방 살이를 시작한 것에 대해 “기상청도 예측하지 못한 최악의 폭염이 오는 바람에 전국적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사실 여러분들이 걱정하는 것 보다는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다. 현장에 오면 (나는) 늘 살아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고통은 늘 그 이후에 즐거움으로 보상될 것”이라며 “덥고 좀 힘들지만 (옥탑방 생활은) 서울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