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의료기구가 배 속에서 나왔다” 지방 제거 수술받은 여성 사연

입력 2018-08-08 17:26
이하 SBS 캡처

복부 지방 제거 수술을 받은 한 여성의 배 속에서 의료기구가 나왔다. 여성은 공항 몸 수색대를 통과하다가 자신의 몸에 이 기구가 들어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수술받은 지 무려 3달 만에 발견한 거였다.

SBS는 7일 여행사를 운영하는 박홍화(47)씨 사연을 전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경기도 수원에 있는 한 의원에서 복부 지방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 후 배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겼지만, 의원 원장은 “경과를 보자”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박씨가 통증의 원인을 찾아낸 건 올해 초 공항에서였다. 업무 특성상 해외를 자주 방문하는 그는 공항 몸 수색대를 지날 때마다 금속탐지기가 울려 이상히 여겼다고 한다. 탐지기가 자꾸 울리자 공항 직원의 권유로 엑스선 촬영을 하게 됐고, 배 속에 의료기구가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공항 직원이) ‘배 속에 의료기구가 들어있는 건 알고 있나요?’라고 묻더라”며 “내가 ‘에이, 장난하지 말라’고 하자 컴퓨터 사진을 보여줬다. 가위 모양으로 된 의료기구가 있더라”고 말했다.

발견된 물체는 10~15㎝정도 길이의 의료용 집게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제거할 조직 등을 잡을 때 쓰는 타월 클립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민경원 전 서울대 성형외과 교수는 “(의료진은 보통 수술이 끝나면) 수술에 필요한 기구 목록을 확인하며 이 기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의원 원장은 엑스선 사진을 본 뒤 곧장 의료기구를 빼는 수술을 했다. 박씨는 “(엑스선 사진이 담긴) CD를 보더니 다짜고짜 수술해야 한다고, 빼야 한다고 (하더라)”며 “지금 복대가 없으면 못 사는 정도다.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

원장은 박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문자메시지로 사과했다. 원장은 “대한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을 통해 보상하겠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박씨가 수술받은 의원 원장이 보낸 사과 문자메시지.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