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목격자’ 매체 라운드 인터뷰가 8일 서울 삼청동에서 진행된 가운데 배우 곽시양이 자신이 분한 연쇄살인범 정남규를 언급하며 “이렇게 잔인해도 되나 싶다”고 말했다.
영화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깃이 돼버린 목격자(이성민)와 범인(곽시양)사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곽시양은 살인자 태호 역을 맡았다. 아파트 한복판에서 사람을 죽일 정도로 과감하고 잔인한 인물로 살인마 정남규를 모티브로 했다.
곽시양은 “정남규 습성을 캐릭터 중심에 두고 연기했다. 굉장히 치밀하고 무자비했고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족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신발 밑창을 도려낸다든지, 경찰에 잡히지 않기 위해 체력 단련을 했던 점이 그러하다. 그러한 정남규의 성격이 태호 캐릭터의 척추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남규 관련 자료를 찾아봤다. 더이상 살인을 할 수 없게 되자 살아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교도소 안에서 목숨을 끊었다”라며 “연기하면서 자괴감에 빠진 부분도 많았다. 이렇게 잔인해도 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정남규는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 넣은 연쇄살인마 중 한 명으로 프로파일러도 두려워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아무 죄책감 없이 자신의 죄를 설명하는 가하면 하고 싶은 말은 여과 없이 모두 뱉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4년 1월 14일부터 2006년 4월 22일까지 서울 및 경기 지역에서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특히 정남규는 재판 도중 “사람을 더 죽이지 못해 우울하고 답답했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급기야 2009년 11월 감방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그에게 사형이 선고된 것을 이유로 들며 “언제 사형당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더이상 사람을 죽일 수 없으니 스스로를 죽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