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도 못 피하는 필리핀 ‘부패와의 전쟁’…“작은 실수라도 저지르면 죽일 것”

입력 2018-08-08 13:49
사진 = 뉴시스(AP통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부패 경찰들을 모아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직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해 4500명 이상의 마약사범을 재판없이 사살하고, 같은해 8월7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규제기관에서 부패를 저지르는 공무원을 상대로 ‘물갈이’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물갈이’ 발언과 함께 모든 정부 임명직에 대한 공개적 해임 통보도 뒤따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 앞서 성폭행·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 조사받고 있는 경찰관 100여명을 마닐라 대통령 궁에 모이라고 지시했다. 모인 경찰관들에 대해 그는 “너희 경찰들은 뼛속까지 썩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욕설을 섞어 “필리핀에는 부패경찰을 평생 감시할 특수부대가 있다. 작은 실수라도 저지른다면 그들에게 (당신들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해당 자리에서의 발언은 필리핀 전역에 TV 방송으로 생중계됐다.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2016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성범죄·상해 등 각종 혐의로 조사받은 ‘부패’ 경찰관은 총 6401명”이라며 “유죄가 입증돼 해고 통보된 2181명 중 1828명은 중범죄를, 353명은 마약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