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성폭력 추가 폭로…분장 스태프 “숙소까지 찾아와 요구”

입력 2018-08-08 00:12
MBC PD수첩 방송 캡쳐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7일 밤 MBC에서 방송된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을 통해서다. 김 감독의 과거 연출작에서 분장을 맡았던 스태프는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PD수첩은 지난 3월 6일 방송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의 후속으로 5개월 만에 ‘거장의 민낯, 그 후’를 송출했다. 김 감독,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추가 제보를 모았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김 감독의 연출작에서 성폭력이 있었다는 여배우와 스태프의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자신을 김 감독의 연출작에서 분장 스태프로 일했다고 소개한 A씨는 그 중 하나다. 그는 “김 감독이 휴식시간 때 나를 불렀다. 촬영에서 요구할 게 있을까 싶어 달려 갔다. 인적이 드문 해변이었다. 여기서 다짜고짜 ‘나와 자자’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 감독으로부터 ‘자신이 성관계를 잘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쉽게 말하면 ‘자자’였다. ‘사귀자’가 아니라 ‘자자’였다”며 “(김 감독은) 섹스파트너를 말한 것이었다.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기분이) 더러웠다”고 말했다.

A씨의 기억에서 김 감독의 성관계 요구는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다. 그는 “그 분이 (촬영지인) 섬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다. 숙소에 있을 때 오토바이 소리가 났다. 잠시 뒤 김 감독이 ‘얘기를 하자’고 했다”며 또 하나의 기억을 꺼냈다.

A씨는 “(무엇을 말할지) 너무 뻔해 동료 스태프에게 ‘내가 없다고 하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숙소) 앞에서 20분을 기다렸다”며 “여자 스태프끼리 우스갯소리로 ‘김 감독과 현장에 갈 때 눈에 띄지 말라’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다른 스태프 B씨는 “(김 감독이 스태프의) 스커트에 손을 넣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생각하라’며 강제 입맞춤도 있었다. 현장에서 큰소리가 나왔지만 김 감독과 조감독은 그걸 관행이라 했다”며 “신인 여배우가 촬영 중 잠적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에 익명으로 등장한 여배우 C씨는 “김 감독이 여배우를 소품으로조차 보지 않는다고 느꼈다”며 “내 반바지에 손을 넣었다. 택시를 기다리며 앉아있을 때 반바지에 손을 넣었다”고 말했다. PD수첩은 C씨를 유명 여배우라고 소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