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보다 위험한 ‘살인 폭염’ … 의료계 “공중 보건 위기”

입력 2018-08-07 17:28
사진=뉴시스

올해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사망자가 한 명 늘어나면서 7일 현재까지 39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의료계는 2015년 메르스사태 당시 사망자보다 온열질환 사망자 수가 더 많다며 폭염 피해를 공중보건 위기상황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7일 폭염 대책을 촉구하는 성명에서 “정부는 폭염이 절정에 다다른 지난 3일에서야 행정안전부 산하에 범정부 폭염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주요 대책을 내놨지만 부처별 대책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해놓은 수준에 그쳤다”며 “올해 폭염의 건강 피해를 2015년 38명이 사망한 메르스 유행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정부 당국이 긴급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폭염피해 취약자 전수조사 △건설노동자 등 야외 장시간 근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건강보호 조치 △국회의 재난안전법 개정안 처리 △국가 통합 폭염 건강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한 실시간 정보 파악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번 폭염에 국민과 정부가 지금이라도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준해 대처한다면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양 학회는 앞으로 반복될 재난에 대한 사전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에 정부와 함께 노력하고, 국민과 함께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결과’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온열질환자는 3329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39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 수는 2.8배, 사망자 수는 5배 증가했다.

의료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과거 ‘최악의 폭염’이라 불리던 1994년 당시 온열질환 사망자는 92명이었고 초과사망자(폭염에 간접적 영향을 받은 사망자)는 3384명이었다.

김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