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탈주민 출신 30대 청년 주승현 박사가 송영길 더민주 당대표 1번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보니

입력 2018-08-07 16:24 수정 2018-08-23 11:13
북한이탈주민 출신의 청년 주승현 박사가 더불어 민주당 당대표 후보 기호 1번 송영길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주 박사는 7일 민주당 지지자들이 SNS를 통해 올린 글에서 “비무장지대에서 북측 심리전방송요원으로 근무하다 휴전선을 넘어온 나는 대학에서 정치학과 통일문제를 공부하여 학위를 취득한 30대 연구자이며 교육자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같은 글에서 “사람마다 관심을 가지고 자주 들여다보는 키워드가 있다면 내 경우는 최근까지 ‘분단’과 ‘통일’이었다. 분단·통일을 전공한 연구자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관심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분단이 내게 가져다준 탈북민의 혼란스러운 정체성에서 벗어나려는 희망을 통일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습관적으로 키워드를 검색하던 내 눈은 한 정치인의 인터뷰에서 정지했다”라고 최근의 상황을 소개했다.

그의 눈이 멈춘 글을 보자.

“…우리가 탈북민 3만3000명도 통합 못시키면서 어떻게 북한의 2300만명과 통합하려 하고…게다가 탈북민들은 또 어떤 이중의 고통이 있냐면 자유한국당 등 한쪽은 정치적으로만 이용하려 하고 민주당 쪽은 뭐가 실패해서 온 거 아닌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이다. 양쪽이 이렇다 보니 어디 하나 마음이 둘 곳이 없는 조난자 신세가 되는 것이다”(시사오늘, 시사ON 송영길 의원 인터뷰 中)

주 박사는 자신의 글을 통해 “‘분단’과 ‘통일’을 대신하여 내게 ‘조난자’와 ‘통합’이란 단어가 새로운 키워드로 다가오는 대목이었다. 탈북민을 포함하여 1945년 해방 직후부터 현재까지 남북분단으로 고통을 받으며 부유하는 존재로 살아가는 수많은 ‘한반도의 조난자들’에 대한 송 후보의 견해를 여러 자료를 통해 찾아보면서 학자보다도 더 분단을 정확히 성찰하고 전문가보다도 구체적으로 남북화해와 통합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량과 식견을 지닌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알려졌듯이 그동안 보수지지 일색이었던 탈북민사회가 지난 대선에서 보여주었던 문재인 대통령후보를 지지하는 ‘탈북민연합단체 선언’의 중심에는 19대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송영길 후보가 있었다. 그 지지선언의 의미는 보수일변도였던 탈북민사회가 진보진영에 섰다는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 한때 조난자였던 그들도 다양한 시각과 견해를 가진 우리사회의 국민이라는 호소였고 민주사회와 처음으로 함께한 성숙한 출발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 박사는 같은 글에서 “분단뿐만 아니라 소외된 자들에 대해 보수와 진보를 넘은 포용적 사고를 지니고 있기에 앞서 송 후보는 인천시장 시절 관내에 있던 4000명 탈북민들의 고충에 진중하게 귀를 기울이고 당시만 해도 거의 금기시되었던 공무원사회에 시청 계약직 공무원으로 탈북민들을 기용한바 있다. 이념논쟁의 피해자이자 극우진영의 첨병으로 취급당했던 탈북민을 다양한 시각을 가진 우리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소신은 그동안 소외된 자와 소수자들의 아픔까지도 함께 해온 인권변호사 출신의 송 후보이기에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른다. 분명히 그는 민주화와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도 탈북민 문제에는 경직된 일부 진보진영이나, 반북지향과 대결주의를 위한 동원기제로 그들을 이용하려고만 했던 강경보수와는 결이 달랐다”고 자신이 송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분명히 밝혔다.

주 박사는 또 “나도 한때 국회에서 일도 해보고 정치학도 공부하였지만, 힘들고 고난스러웠던 시절의 북한주민들을 회고할 때 눈물을 글썽이던 정치인은 그가 처음이었다. 이념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다름을 다양화로 승화시키면서 상이한 사회적 경험을 지닌 조난자와 소외된 자들의 가교가 되는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사회의 모든 분열과 갈등이 분단과 남북의 문제로부터 기인한 것임을 직시할 때, 분단과 그 구성원의 삶과 역사에 천착하고 아픔과 고통을 함께해온 송 후보야말로 이념·대립·분열을 분단극복뿐만 아니라 남북통합, 지역통합, 세대통합 그리고 당내 통합까지도 아우르며 이룰 수 있는 통합의 아이콘이라는 확신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차올랐다”고 역설했다.

그는 “여기까지가 탈북민으로서 내가 송 후보를 지지하게 된 이유이다. 그러나 북한사람과 남한사람의 이분법적 편견 속에서 사실상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며, 극우와 극좌라는 획일적이고 단편적인 프레임을 거부하는 나는 민주사회의 시민이다. 20대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한국에 와서 지독한 차별과 경쟁과 싸우면서 이 나라의 국민으로, 민주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려 애써왔다. 대학졸업 후, 입사지원 서류가 탈락하면 수십 번을 뜯어고쳐 끝도 없이 지원하면서 같은 청년세대가 겪는 현실에 고통스러웠고 교단에 서있는 지금에도 청년들의 어려움과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때문에 청년들이 희망을 품는 나라, 청년세대가 자랑스러워하는 국가가 대한민국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살아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난히 청년세대들의 고민에 대해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글을 썼다. 그는 “청년세대가 절망하고 외면하는 국가에는 미래가 없다. 작금에 다시 청년들에게 희망과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대표주자가 있다면 송 후보가 유일하다고 본다. 늘 청년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언제인가 함께 했던 등산길에서 동행했던 20대 초반의 청년에게 송 후보와의 관계를 슬며시 물었다. 주저함이 없이 송 후보를 ‘아버지’라고 했던 그의 답변을 나는 정말 한동안 액면 그대로 믿고 있었다. 왜 그 청년대학생이 송 후보를 ‘아버지’라고 말했는지를 어렴풋이 알게 되는 요즘이다.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통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계층에 희망을, 북방과 경협, 획기적 일자리 정책을 통해 청년에게는 새로운 블루오션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노동운동가이며 인천광역시장을 지닌 종합행정 능력을 갖춘 후보여서, 개혁과 혁신을 선도할 상대적으로 젊은 후보여서 청년들이 더 열광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청년세대이다.”라고 언급했다.

주 박사는 “나는 송영길 후보야말로 절망스러운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민족공동체의 회복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어갈 문재인 정부를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 남북의 화해와 통합은 기형적인 분단체제에서 살아온 남북한 사람들 모두가 비정상적인 삶에서 벗어나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나 또한 단순히 북쪽이 고향이어서가 아니라, 통일문제 연구자로서가 아니라, 남북의 분단체제를 모두 살아낸 경험자로서, 한반도에 존재해왔던 수많은 조난자 중 한명으로서 그 화해와 통합을 열망한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주 박사는 “작금에 더욱 극명해지고 있는 것은 많은 국민이 평화와 번영을 진심으로 원하고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내는데 있어서 산적해 있는 과제와 풀어야 할 숙제는 만만치 않다. 특히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주변 강대국들의 첨예한 이해관계 속에서 이들의 참여·협력·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이제는 꽤 국민들에게 알려졌듯이 송 후보가 영어·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에도 능통한 4대 강국 외교통이며 한반도를 둘러싼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와 외교역량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글로벌한 외교역량과 한반도 전체에 대한 전략적 능력을 갖추었기에 가장 최근까지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직을 수행해왔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구상과 신북방정책을 뒷받침해왔기에 당대표가 되면 문제인 정부의 성공과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의 정착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그는 마지막으로 “남북한의 대립이 만들어준 소외된 삶에서 이제는 ‘나라다운 나라’의 완성을 바라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지향하는 청년세대의 일원으로서 분단과 평화, 노동과 인권, 지역과 계층, 이념과 세대, 보수와 진보, 상생과 번영을 향한 화합과 통합의 리더십을 지닌 송영길 후보가 당대표 선출을 간절히 원하고 고대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주 박사가 원하는대로 송영길 더불어 민주당 당 대표 후보는 ‘통일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