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GOP 여군 투입 논란, 현역 장교들 반응도 엇갈렸다

입력 2018-08-07 15:45 수정 2018-08-07 15:48
사진 출처 = 국방부

국방부가 ‘국방개혁 2.0’ 일환으로 내놓은 ‘여군 비중 확대 및 근무여건 보장’ 방안 중 전방지역 부대(GOP)에여군을 지휘권자로 투입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여군 비율 확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으로 군 당국은 간부 3~4명이 거주하고 있는 GOP 소초에 여군 1~2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사진 출처 = 육군 블로그 아미누리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현재 군 당국이 인력 충원에만 초점을 맞춰 실제로 여군이 근무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군의 전방부대 투입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방부대 현장을 이해하지 못한 탁상공론이라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전방부대에 가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시도를 해보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여군이 남군에 비해 임무수행을 하는 데 있어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GOP 소초는 한 소대급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상당히 비좁고 폐쇄적인 것이 대다수다. 대부분 1층 단층 컨테이너식 건물에 20~30명의 병사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다. 간부 숙소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소대장을 포함한 부사관들은 병사들과 함께 생활관에서 거주하는 방식이다. 화장실을 포함한 샤워실 등 소초 내 모든 시설을 간부, 병사 할 것 없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군 당국은 “실태 조사는 이미 마쳤는데 GOP 소초 265개 중에서 120개의 보수가 필요하다”며 “여군 배치 명령이 떨어져도 1~2달 뒤에 투입되기 때문에 해당 부대에 화장실과 샤워실 등 별도 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장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GOP에서 소초장으로 근무했던 A소령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좁은 공간에 화장실 하나 만드는 게 쉽지 않다”며 “병사들은 생활관에서 벌거벗은 몸인데 여기에 여군 간부가 어떻게 들어갈 수 있냐”고 말했다. 또 B대위는 이번 군 당국의 조치에 대해 “상징적인 조치로 끝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여군인 C중위는 7일 국민일보에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가로막혀 GOP 근무를 하지 못했던 여군들에게 이번 시도는 분명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여군의 전방부대 투입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면서 “분명 시행 초기에는 예산을 포함한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근무 환경과 더불어 논란이 되고 있는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C중위는 “설령 (체력이) 부족하다 하더라도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며 “(여군의 GOP 투입을) 시도해보지 않아서 그런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받아드려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현재 육군에서는 여군을 GOP나 GP같이 실제 경계작전을 담당하는 소초로 투입시키지 않고 있다. 간혹 인력 대체를 위해 여군을 전방부대에 투입하기도 하지만 경계작전을 하는 곳 과는 거리가 먼 후방 본부 지역에서 단기간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2016년 GOP사단 수색대대에 여군 대위가 배치됐으나 직접적인 경계 작전 임무를 맡지 않았으며 GOP 소초에서도 생활하지도 않았다.

대다수의 여군은 사단 예하의 신병교육대 위주로 배치시켜 중·소대장 보직을 맡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여군 인력 확대 방안은 설령 시작되더라도 실제 배치는 GOP나 GP같이 실제 경계 작전을 담당하는 지역이 아닌, 대대급 부대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진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