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도 안 나는데 방역은 무슨 방역? 놀러 다니는거겠지...”

입력 2018-08-07 15:03
군위군보건소 직원들이 정화조 방충방 설치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군위군 제공

“연기도 안 나는데 방역은 무슨 방역... 놀러 다니는 거지.”

경북 군위군 김명이 보건소장은 폭염 속에서도 ‘친환경 방역소독’이라는 기치를 걸고 방역소독에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주민들로부터 “연기도 안 나는 게 무슨 방역이냐? 놀러 다니는 거 아니냐?”는 인사를 듣기 십상이었다.

주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방역법은 연기가 뭉긋뭉긋 솟아나는 살충제 살포다.
정화조 환기구에 방충망을 설치하거나 오수정화조에 모기 유충을 구제하거나 쓰레기처리장 등에 유문등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은 주민들의 눈에는 생소한 방역법이다.
군위군보건소가 관내 쓰레기매립장에 유문등을 설치한 모습. 군위군 제공

올해 군위군보건소에서는 군위읍과 효령면 일대 원룸 등 10인용 이상 정화조 환기구에 방충망 300개 설치했다. 앞으로도 매년 설치해 3년 이내에 완료할 예정이며 그 후에는 5인용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방충망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오수가 모이는 정화조 집수정 886개소에 모기유충구제 약품을 월 2회 투입, 모기 성충뿐아니라 유충 단계에서부터 차단하는 방역도 실시하고 있다. 정화조 집수정은 겨울을 나는 모기에게 필수적인 장소로 선진국에서는 전체 모기 방제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충구제가 채 20%도 되지 않고 공간에 살포하는 방법 즉, 연기나는 살충제 살포방법에만 의존하고 있다.
군위군보건소가 정화조 유충 구제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군위군 제공

군위군보건소 이옥희 감염병담당은 “장마철 폭우와 극심한 폭염으로 모기 유충과 개체수가 작년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보건소의 종합 방역도 한 몫을 했다”며 “연기나는 것만 방역이라는 주민들의 인식도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년 계란 살충제 파동과 불과 2주전의 대구시 수돗물 오염 사태 등 환경오염의 심각성은 날로 증가하는데 유독 방역 시 살포하는 살충제에 대해서는 우리 주민들이 너무 관대한 것 같다”며 “과다한 살충제는 결국 하천으로 흘러들어 우리 산천을 오염시키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군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