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앤비, ‘만리장성 하룻밤’ 이벤트에 누리꾼들 ‘찬반양론’

입력 2018-08-07 14:48
만리장성의 바다링 구간 성탑. 에어비앤비

세계 최대의 공유 숙박업체인 에어비앤비가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중국 만리장성에서의 1박 2일 숙식 이벤트를 진행해 중국 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 2일 만리장성의 바다링 구간의 오래된 성탑을 숙소로 꾸며 4명의 당첨자들에게 동반자와 함께 1박 2일 동안 묵을 수 있는 이벤트를 오는 13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벤트 당첨자는 9월 4일부터 9월 8일 사이에 만리장성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에어비앤비는 “현대 사회에서 문화 간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만리장성에서의 하룻밤의 주인공이 내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등의 질문을 한 뒤 창의적인 답변을 제출한 4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당첨자는 왕복 항공권, 1박 2일 숙박, 고급 저녁 만찬 제공, 중국 전통문화 공연 체험, 일출관람 등의 기회를 얻게 된다. 이벤트 지원 자격은 중국, 미국, 영국, 인도, 일본, 한국, 호주 등 중국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11개국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다.

에어비앤비

만리장성은 중국의 역대 왕조들이 북방 유목민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기원전 220년 진시황이 쌓기 시작한 약 2만1000㎞에 걸쳐 세워진 성벽이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으며 특히 이벤트가 진행되는 베이징 인근 바다링 구간은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06년부터 만리장성을 보존하기 위해 법률을 시행하고 유산을 훼손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이벤트 진행 사실이 알려지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중국 누리꾼들이 웨이보를 비롯한 SNS 상에서 찬반양론을 벌이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보호해야할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어떻게 게스트하우스로 만들 수 있냐?” “이제는 고대의 유적까지 이윤 추구를 위해 이용해야 되냐?”며 비판한다.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은 ‘아무나’가 아닌 충분히 자격을 갖춘 사람일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중국 문화유산을 홍보해주려는 목적으로 진행하는 이벤트이니만큼, 잘 하기만 한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에어비앤비

논란이 일자 중국 에어비앤비 측은 중국 현지 역사학자, 유적 보존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일을 추진 할 것이라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우리는 많은 단체들의 장점을 모아 중국의 상징적인 유산인 만리장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댓글을 통해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유물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기획 의도”라고 덧붙였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