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천재’ 안드레 고메스, 어디로 가야하나

입력 2018-08-07 14:03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한 때 전 유럽이 주목했던 안드레 고메스(25)가 완전히 자리를 잃고 더없이 쓸쓸한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고메스는 발렌시아CF에서 활약할 당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영입 경쟁을 펼칠 만큼 한창 주가를 높이던 유망주였다. 188cm의 장신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중원 장악력과 뛰어난 전진 드리블 능력은 여러 굴지의 클럽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특히 2016년은 그의 축구 인생에 있어 가장 환상적인 한해였다. 프리메라리가 30경기에 출전해 팀의 공수를 조율하며 3골 3도움을 기록했고, 조국 포르투갈의 유로 2016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랬던 고메스는 현재 완전히 팀에서 입지를 잃고 말았다. 다른 선수의 영입을 위해 ‘끼워 팔기’ 신세가 됐다. 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이탈리아 ‘디 마르지오’는 7일(한국 시간) 바르셀로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포그바 영입을 위해 현금 650억에 안드레 고메스와 예리 미나를 포함시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바르셀로나는 첼시의 윌리안을 얻기 위해 고메스에 663억을 얹는 제안을 했었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여름 중원진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가 선수생활 황혼기에 접어들며 일본으로 떠났고 지난 시즌 제 몫을 해내며 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던 파울리뉴 역시 중국으로 돌아갔다.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이반 라키티치는 어느덧 30대에 접어들어 전 경기를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메스의 자리는 없어 보인다. 브라질 중원의 미래로 꼽히는 21세의 어린 선수 아르투르 멜루가 새로이 영입됐고 인터 밀란으로 임대를 떠나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온 하피냐 알칸타라 역시 복귀했다.

설상가상으로 칠레와 바이에른 뮌헨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아르투로 비달까지 합류했다. 비달은 프로통산 595경기에 나서 120골 81도움을 기록하며 무려 16회의 우승을 차지한 경험 많은 베테랑이다. 31세의 나이를 감안했을 때 곧바로 즉전으로 활용하기 위해 바르셀로나가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

고메스는 지난 3월 “처음 입단한 후 6개월 동안은 괜찮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약간 지옥처럼 변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더 중압감에 시달렸다”며 바르셀로나 생활의 고충을 토로한바 있다. 또한 “집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며 “지나친 생각을 버려야 하는데 내 자신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메스는 비록 바르셀로나에선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아직 실패를 논하기에 이른 25살의 나이다. 현재 웨스트햄과 나폴리, 토트넘 등에서 고메스에게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는 상황에서 선수 본인의 자신감을 위해서라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기임엔 분명해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