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코리아가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정작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미흡한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차량의 전소 여부나 화재 원인과 관계없이 화재 당시 중고차 시세 수준의 보상금을 지불하겠다고 밝힌 BMW 측이 사설 정비업체를 이용했다는 이유로 보상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대중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TV조선은 한 달 전 주차장에서 화재가 난 2014년 식 BMW 520d 모델의 차주 말을 인용해 BMW측이 외부에서 수리한 차량은 보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준에 따라 보상을 거부했다고 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19일 건물 앞에 세워뒀던 BMW 520d 모델에서 불이나 차량이 모두 타버렸다. 이후 차량 소유주는 BMW코리아 측에 사고를 접수한 뒤 한 달 가까이 기다렸다.
차주는 TV조선에 “화재원인에 대한 빠른 답변을 줄 테니 언론 측에 입장 표명이나 접촉을 자제해 달라 얘기했다”고 말했다. 원인도 모른 채 한 달 가까이 기다린 차주는 보상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화재와 관련이 없지만 외부에서 수리 받은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차주는 매체에 “사설 정비업체에 이력이 있기 때문에 배상을 해줄 수 없다. 유리를 갈고 트렁크를 탈착해서 도색한 이력 밖에 없는데…”라고 말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BMW 측은 “외부에서 수리한 차량은 보상에서 제외한다는 기준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해당 차량은 현재까지 서비스센터에 방치돼 있다. BMW측은 서비스센터로부터 화재사실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BMW코리아는 6일 잇따른 차량 화재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BMW 본사의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화재사고로 고객과 국민, 정부 당국에 불안과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사전 안전진단과 자발적 리콜이 원활하고 빠르게 진행되도록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요한 에벤비클러 BMW 그룹 풍질 관리 부문 수석 부사장은 “기존에 밝혔던 대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즉 EGR쿨러에서 냉각수가 새어 나온 것이 근본적인 화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EGR쿨러의 냉각수 누수가 있다고 모든 차에서 불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에벤비클러 부사장은 “차량의 장거리‧장시간 주행, 바이패스 밸브가 열린 상태일 때만 화재가 발생한다”고 부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