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김기덕x조재현 후속 보도 “일반인 피해자까지”

입력 2018-08-07 00:00

지난 3월 ‘거장의 민낯’ 방송을 통해 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이 후속 보도를 준비했다.

7일 밤 11시10분 방송되는 ‘PD수첩-거장의 민낯, 그 후’에서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 대해 제보된 새로운 성폭력 의혹들을 전한다. 해당 방송분에 담긴 내용의 일부를 대략 훑어보면 이렇다.

김기덕 감독은 여자 스태프를 앉혀두고 ”나랑 자자“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숙소 앞으로 찾아와 한참을 기다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인 여배우에게 연기를 지도한다면서 과도한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방송에서 피해 사실을 고백한 여배우 A는 오해를 씻은 것 같아 마음의 평화를 찾았으나, 그것도 잠시, 역고소를 당하고 난 뒤 다시 상태가 악화돼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한다. 여배우 C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힘들어하는 C를 대신해 톱 여배우 K씨와 또 다른 지인이 C의 상태에 대해 전한다.

한국에서 배우를 꿈꾸다 운 좋게 인기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얻은 재일교포 여배우 F는 ‘연기 지도’를 해준다던 조재현에게 드라마 촬영장 내 허름한 화장실에서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그 후 F씨는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할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모든 걸 내려놓고 자숙하겠다던 조재현은 서서히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반인 피해자도 있었다. 일반인 H씨는 드라마 쫑파티 현장에 초대받고 도착을 해보니 지하에 있는 ‘가라오케’였다고 전한다. 지인이 H씨를 불러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방 안에는 조재현과 당시 조재현의 기획사 대표를 포함한 15명 정도의 남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맞은편에 앉은 조재현에게 ‘팬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30분 정도 앉아 있던 H씨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일어났다.

하지만 화장실에 도착해 문을 닫으려는 순간 비좁은 칸 안으로 조재현이 들어왔다고 한다. H씨는 5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실랑이를 벌이며 땀범벅이 돼서야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단다. H씨는 “아직도 생각하면 손이 떨리고 숨도 쉬기 힘들지만, 공소시효 안에 있는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서 범죄자가 처벌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PD수첩’ 제작진은 “지난 3월 방송 당시 수차례에 걸쳐 반론을 권유했으나 두 사람 모두 응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3개월 뒤, 김기덕 감독은 방송에 출연했던 피해자들과 제작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들은 신원 노출의 불안, 장기간 소송의 압박, 보복의 두려움 등으로 심각한 2차 피해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2018년 상반기를 관통했던 ‘미투’ 열풍은 그 열기가 가라앉자마자 가해자로 지목됐던 사람들에 의해 무고와 명예훼손의 고소가 줄을 이었고, 피해자들은 2차 피해의 또 다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이에 ‘PD수첩’은 ‘미투 현상의 새로운 단계’에 주목하고 그 문제점들을 취재했다”고 예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