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꼬 전문 의사 이선호 원장의 이수역에서]⑸ 변비도 변비나름, 다 똑같진 않아요!

입력 2018-08-06 19:10 수정 2018-08-06 19:17
이선호
구원창문외과의원
대표원장

엄청난 폭염이 몇 주간 지속되고 이 더위는 앞으로도 몇 주 더 갈 것이라는 예보가 있다. 너무 더우니 정신은 무기력해지고 육체 활동은 아무래도 줄어든다. 입맛도 없다. 더워서 연신 물을 들이켜는데도 변비가 생기는 사람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보통 배변이 힘들어지면 변비라고 하지만, 변비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위에 예를 든 것처럼 식사에서 섬유질 섭취량이 줄어들고 육체활동의 저하와 함께 장운동의 저하가 동반되어서 일어나는 변비가 가장 흔한 형태의 변비다. 이런 변비를 이완성 변비라고 한다.

이완성 변비는 섬유질 제제와 충분한 수분 섭취, 적당한 육체활동 등의 규칙적인 생활로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하다. 물론 보조적으로 장운동을 돕는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장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여도 변비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유형의 변비를 경련성 변비라고 한다.

장의 운동성이 지나쳐 장이 경련을 일으켜 변이 통과하기 어려워지면서 발생하는 변비인데,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을 시 흔히 발생하며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럴 경우 무조건 섬유질 섭취를 늘리거나 변비약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정장제를 쓰며 찬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의 섭취를 삼가야 한다.

스트레스 또한 장의 경련에 관여하므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게 좋은데 사실 그게 말처럼 쉬운 문제가 아니니 해결 또한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장의 가장 마지막 부분인 항문 바로 전의 직장에서 배출되는 기능의 이상으로도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를 직장형 변비 또는 출구 폐쇄형 변비라고 한다.

변이 그리 단단하지 않은데도 항문 바로 위에 정체된 변이 시원하게 배출되지 않아 힘이 많이 든다. 직장 점막 중첩증, 직장류, 골반저 증후군이 있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여러 배변 기능검사 등으로 원인이 밝혀질 경우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변비가 있다면 기본적으로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고, 변의가 느껴지면 곧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식이요법과 더불어 일주일에 3회 정도는 가벼운 걷기, 조깅, 줄넘기,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해주면 장운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노년의 변비는 나이가 들면서 장 기능이 약해지는 것도 있지만, 신체 활동량도 줄어드는 원인도 있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생활습관의 교정으로도 변비가 호전되지 않으면 하제(下劑)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제는 섬유질의 섭취를 도와주는 부피형성 하제, 대장 내 수분 함량을 높여주는 삼투성 하제, 변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대변 연화제, 장운동을 촉진하고 장에 수분을 많게 만들어주는 자극성 하제 등등 종류가 많다. 물론 다양한 변비의 상황에 맞는 하제를 사용해야 한다.

요즘 같아서는 변비가 있더라도 너무 더워 무리하게 육체활동을 권할 수도 없다. 날이 빨리 좀 선선해졌으면 좋겠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