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본토 잇는 세계 최장 ‘해저터널’ 추진, 유로터널의 3.5배

입력 2018-08-06 16:27
scmp 캡처

중국이 대만과 고속철도로 연결되는 해저 터널을 뚫기로 했다. 터널의 길이는 현재 세계 최장 해저터널인 영국~프랑스간 해저 터널의 3배가 넘는다. 그러나 대만 측에서 터널 건설 계획을 수용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기술적 난제도 많아 중국 정부의 뜻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84마일(135km)에 이르는 중국~대만간 해저 철도 터널을 뚫기로 했다고 6일 전했다. 중국은 시속 250km의 고속철도가 운행하는 터널을 2030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당국이 계획하는 터널의 출발점은 푸지엔성 핑탄현이며, 대만 쪽은 수도 타이페이 인근의 항구도시인 신주가 될 전망이다. 터널이 개통된다면 현재 최장 가장 긴 해저터널인 영국~프랑스간 유로터널(37.9km)의 3.5배가 넘는 터널이 생기게 된다. 유로터널은 20세기 건축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린다. 유로터널 건설에는 6년간 총 120억 유로(약 15조5500억원)가 투입됐다.
중국이 계획하는 해저터널은 지름이 유로터널보다 10m정도 더 크고 터널도 총 3개가 뚫린다. 2개 메인 터널에는 양방향 철도가 건설되고 그 사이에는 전기, 통신 케이블, 비상구 등이 설치되는 작은 터널이 들어선다. 이 해저터널의 기차 운행속도도 현재 시속 160㎞ 정도인 유로터널보다 훨씬 빠르고, 더 많은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중국은 해저터널 건설 계획에 터널 내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인공섬을 만드는 방안도 포함시켰다.
중국~대만간 해저터널은 오래전부터 논의돼오다 2016년 중국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신계획에 포함되면서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만해협 해저의 암반이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진데다 두 개의 지진 단층까지 있어 기술적으로 터널 건설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중국과 대만 사이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대만이 터널 건설 계획에 동의할지 의문이다.
중국 정부가 ‘하나의 중국’이란 상징성과 과학·건설기술을 과시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해저터널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어 양안의 또다른 갈등 요인이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