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함 빙자 가상화폐 투자사기?… 경찰 전담팀 구성

입력 2018-08-06 14:27 수정 2018-08-06 15:03
신일그룹이 지난달 17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돈스코이함 사진

경찰이 돈스코이함 투자사기 의혹 사건과 관련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6일 서울 종로구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보물선 탐사’ 투자사기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할 필요가 있어 그 주체를 지능범죄수사대로 교체했다”며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신일그룹 경영진은 1905년 러일전쟁 중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함의 금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GC)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어 판매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를 빙자한 사기 피해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자금추적팀을 포함해 13명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이 청장은 “피해자 진술 확보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관련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라며 “피해자가 우리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진술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돈스코이함은 1880년대 러시아 해군에서 건조된 1급 장갑순양함이다. 1905년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으로 러일전쟁에 참전, 일본 해군의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승무원은 이 배를 스스로 가라앉힌 뒤 울릉도에 상륙해 포로가 됐다.

금화·금괴 5000상자 등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렸다는 추측이 많지만 실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돈스코이함은 순양함이지만 대중에는 ‘돈스코이호’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17일 “울릉도 저동 해상 1.3㎞, 수심 434m 지점에서 함미에 ‘돈스코이(DONSKOII)’라고 적힌 선박을 찾았다”며 “탐사단을 구성해 캐나다 유인잠수정 2대를 투입해 이 선박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재확인했지만 “금화나 금괴가 있는지, 그 수량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되지 않았다”거나 “150조원로 평가됐던 가치는 지금의 금 시세로 환산하면 10조원”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선회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