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경찰이 열악한 교통 환경에 항의하며 평화시위를 벌이는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만 10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AFP통신은 방글라데시 경찰이 지난 4일 수도 다카에서 시위를 벌이는 수천명의 학생들을 향해 고무총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다카 병원 관계자는 같은 날 오전에만 115명의 부상자를 치료했고, 환자 중 일부는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시위를 벌이던 도중 경찰뿐만 아니라 정체불명의 세력들에 의해 곤봉과 막대기로 무차별 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 세력을 집권여당 아와미연맹의 행동대원이라는 제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시위는 지난달 29일 10대 학생 2명이 과속으로 달리는 버스에 치여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발생했다. 이 사건이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지자 학생들은 ‘교통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1주일간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학생들은 일부 버스와 승용차를 세워 기사에게 면허증이 있는지, 차량 상태가 양호한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방글라데시의 한인들도 처참한 현장 상황을 SNS로 전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일부 학생이 살해되거나 강강을 당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자신을 방글라데시에 거주하고 있는 고등학생이라고 밝힌 한 SNS 이용자는 “4명의 여학생이 잡혀가 강간·살해당했다”며 “시신이 버려지고 유족이 울며 쓰러지는 영상과 사진도 있다”고 주장했다.
“5·18 민주화운동 때처럼 방글라데시 정부가 현지 상황의 국외 유출을 차단하고 있다”거나 “영상과 사진의 국외 유출을 막기 위해 무선 데이터가 차단됐고 관련 뉴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따라오고 있다. 방글라데시 경찰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범죄세력들이 학생 교복으로 위장해 시위에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