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셨던 ‘9번’ 이승우, 베로나의 골잡이가 될 수 있을까

입력 2018-08-06 07:22
헬라스 베로나의 이승우가 6일(한국시간) 열린 유베 스타비아와의 경기에서 동료들과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헬라스 베로나 트위터 캡처

세리에B의 헬라스 베로나가 이승우에게 등번호 9번을 맡겼다. 더 이상 팀의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됐다.

베로나는 코파 이탈리아 2라운드 유베 스타비아(세리에C)와의 경기를 앞두고 팀 내 선수들에 부여한 등번호를 6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코파 이탈리아에 한정된 것이기에 2018-2019시즌 공식 등번호는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는 변동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베 스타비아와의 경기에서 9번을 달고 선발로 나온 이승우는 그라운드에서 82분간 뛰었다. 이승우는 왼쪽 측면과 최전방을 오가며 좁은 공간에서 동료들과 연계해 패스를 주고받았고, 날카로운 돌파로 골키퍼를 순간적으로 제치기도 했다. 전반 33분에는 이승우가 따낸 프리킥이 팀의 두 번째 골로 연결되는 장면도 나왔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한 채 후반 37분 교체돼 나왔지만, 활발한 몸놀림으로 팀의 4대 1 대승에 기여했다.

헬라스 베로나의 코파 이탈리아 2라운드 선발 명단. 헬라스 베로나 트위터 캡처

이승우가 받은 등번호 9번은 공격수의 상징과도 같은 숫자다. 브라질의 ‘축구 황제’ 호나우두가 좋아하는 번호였고, 프리미어리그 개인 역대 최다골(260골)을 넣은 앨런 시어러 또한 늘 9번을 달았다. 이외에도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수아레즈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로멜루 루카쿠도 팀 내 9번을 맡고 있다.

이승우의 가치를 나타내는 것은 등번호뿐이 아니다. 지난 6월 베로나와 계약한 파비오 그로소 감독은 이승우를 중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본래 이승우는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국내에서 회복하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바로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구단의 강력한 요청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소속팀에 복귀해야 했다.

이승우는 8일 자카르타에 현지에 도착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소속팀에서 활발히 뛰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이승우가 인도네시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