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LA레이커스)는 3일 “지난 몇 달간 내가 알게 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스포츠를 이용해 우리를 분열시키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향인 오하이오주 애크런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아이 프라미스’(I Promise) 학교를 연 뒤 CNN 앵커 돈 레먼과 한 인터뷰에서였다.
NFL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경찰의 흑인 폭력 진압 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반(反)애국적’이라고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다. 제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절대로 마주앉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의 인터뷰 직후 트위터에 “르브론 제임스가 방금 텔레비전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 돈 레먼과 인터뷰를 했다”며 “레먼 때문에 르브론이 똑똑해 보였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말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나는 마이크가 좋다”고 덧붙이면서 마이클 조던을 언급했다.
그러자 조던은 4일 대변인을 통해 미 언론에 전한 성명에서 “난 르브론 제임스를 지지한다. 그는 지역사회를 위해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멜라니아 여사 역시 “제임스는 다음 세대를 위한 좋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편과 반대되는 입장을 내놓았다.
제임스의 고향인 오하이오의 존 케이식(공화당) 주지사는 트위터에 “우리는 제임스를 비판하기보다는 그의 자선활동과 어린이들을 도우려는 노력에 대해 축하해야 한다”고 적었다. NBA 선수 토리 스미스(캐롤라이나 팬서스)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리트윗하면서 “성숙하지 못하고 모욕적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그가 왜 이 2명의 성공한 흑인들을 ‘멍청하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며 인종차별을 의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오하이오 유세에서 민주당의 흑인 정치인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을 “IQ가 낮다”고 공격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섀런 라프라니에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맥신 워터스, 르브론 제임스, 돈 레먼. 트럼프가 ‘멍청하다’고 부른 모든 이의 인종과 배경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썼다.
제임스는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티와 일부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표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활개치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당시 “인종주의가 우리를 정복하고 우리를 분열시키도록 둬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