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즈유(영산대), 학생은 사장·교수는 직원 ‘이색 청년창업’

입력 2018-08-05 14:40
와이즈유 '더 케이 인더스트리' 대표 김총찬(오른쪽) 학생과 직원인 이종균 교수

스승과 제자가 회사를 창업했다. 학생이 사장이고, 교수는 직원이다.

와이즈유(영산대·총장 부구욱) 세대융합 캠퍼스사업이 만들어낸 독특한 창업 케이스다.

와이즈유는 스마트시티공학부 1학년 김총찬(30·건축공학부) 학생이 최근 ‘방화문’ 관련 회사 ‘더 케이 인더스트리’를 창업했다고 5일 밝혔다. 이 회사 직원은 지도교수인 이종균 교수다.

고교 졸업 후 수도권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다가 뜻한 바가 있어 중퇴했던 김씨는 뒤늦게 학업을 시작했다.

김씨의 아버지와 친분이 있던 이 교수는 김씨에게 건축공학을 배울 것을 권유했다. 김씨가 ‘방화문’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방화도어 전문가인 이 교수는 이미 이 분야에 수많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어 김씨의 아이디어를 좀더 구체화시키면 창업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때마침 와이즈유는 지난해부터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에 의한 세대융합창업캠퍼스라는 독특한 창업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부·울·경 지역의 유망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창업 허브’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터였다.

와이즈유 세대융합창업 캠퍼스사업단(단장 여석호)은 지역의 우수한 세대융합형 예비창업팀을 발굴해서 창업사업화 자금부터 창업의 모든 단계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세대융합창업 캠퍼스사업은 중·장년과 청년 세대를 매칭(융합)해 창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의 국책사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9월 세대융합창업 캠퍼스사업에 전국 6개 대학·단체를 선정했는데 전국에서 대학 단독으로는 유일하게 와이즈유가 선정됐다.

와이즈유는 3년간 국비 63억원과 지방비 6억3000만원 등 총 69억30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와이즈유는 1차년도에 20개 창업팀, 2차년도에 22개 창업팀을 지원하고 있다.

바로 세대융합창업 2차년도 사업에 김씨의 ‘방화문’ 아이템이 수많은 경쟁을 뚫고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당당하게 선정된 것이다.

세대융합창업 캠퍼스사업의 취지대로 원천기술을 보유한 김씨가 대표자가 되고, 기술과 영업분야의 자문을 하는 이 교수는 직원이 됐다.

청년 사장과 장년 직원이라는 세대를 아우르는 창업팀이 탄생한 것이다.

김씨의 창업 아이템은 ‘화재시 연기 차단 효율을 높이는 방화문’이다. 최근 발생한 화재사고(밀양화재, 제천화재)를 보면 사망사고의 원인이 불에 의한 것보다 화재 초기에 연기 및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한 것이 많다.

이처럼 기존 방화도어는 화재 시 상하부의 틈새로 연기 및 유독가스가 유입되는 취약점이 있다.

김씨의 원천기술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화재 시 연기 유입을 방지하고 도어틀의 문턱을 없애 장애인의 휠체어 출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씨의 창업 아이템은 이미 전문업체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 방화도어 업체인 ㈜동방노보펌과 업무파트너 협약을 체결했다. 내수 시장 뿐만아니라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 판로 개척에 관한 상호협력이 담긴 업무협약이다.

김씨는 “여름방학에 최종 도면을 완성하고 업체 선정을 통해 실험용 제품을 제작할 계획”이라며 “창업회사가 잘 운영되면 개발·영업 분야에 추가 인력을 고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