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에 전례 없는 폭염까지 겹쳐 폐기 처분 위기를 맞은 애호박 농가를 십시일반 돕는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한 판매를 돕겠다는 뉴스를 접한 ‘엄마’들이 커뮤니티에서 구매를 독려하는 것은 물론 상품 판매 문의창에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갑작스러운 주문량 증가에 출하를 맞출 수 없어 잠시 ‘판매 중단’을 공지한 온라인 쇼핑몰도 이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기록적인 폭염과 농산물값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는 농가를 위해 우체국 쇼핑몰을 비롯해 G마켓, 옥션, 티몬 등 외부 쇼핑몰과 협업해 판로 개척을 나서겠다고 3일 알렸다. 여러 온라인 사이트에서 애호박 20개 정도가 담긴 8㎏ 1상자를 89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런 소식은 주부들이 많이 모이는 ‘맘카페’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전국 여러 지역 맘카페에서 애호박이나 폭염을 검색하면 “애호박이 폭염때문에 폐기된다는데 농민들을 도와주세요”라는 식의 구매 독려 글이 쏟아졌다. 여러 맘카페 회원들은 “저도 애호박을 샀다”며 구매 후기를 남기며 화답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판매가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품 문의가 180여개가 달렸다. 상품문의 게시판은 구매자가 상품이나 배송 상태를 문의하는 곳이다. 그러나 애호박 농가의 상품문의 게시판에는 응원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한 네티즌은 “천천히 보내셔도 된다. 귀한거 감사히 먹겠다. 더운데 몸 조심하시라”고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 상자 밖에 못 사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판매자는 구매자들의 응원에 일일이 “고객님의 따뜻한 응원 너무 감사하다”고 남겼다.
맘카페의 판매 독려 덕인지 우정사업본부와 협업한 여러 온라인 쇼핑몰에서 5일 현재 애호박은 구매할 수 없는 ‘판매 불가’ 상태다. 한 네티즌이 “사고 싶은데 현재 구매불가 상태”라고 질문을 남기니 판매 농가는 “현재 폭염과 주문 폭주로 인해 당일 수확량에 한계가 있어 배송지연이 예상돼, 일시 품절해두었다”고 답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