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필리핀 감옥 구금 ‘한인 선교사 구하기’ 나선다

입력 2018-08-03 15:21

청와대는 3일 ‘필리핀 감옥에 구금된 남편 선교사를 도와달라’는 국민청원과 관련해 “현지 대사관을 중심으로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영모 선교사의 부인은 지난 6월 17일 관련 청원을 올렸고, 20만7275명이 참여했다.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해외에서 어려움에 처한 우리 국민을 살피고 돕는 일도 국가의 책무”라며 “18년 째 현지 선교에 애써온 백 선교사의 경우, 함께 했던 사설보안요원 문제에 연루되어 갑자기 체포되면서 정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건은 백 선교사가 소속된 교회의 학교 소유권 분쟁에서 시작됐다. 백 선교사는 소유권 분쟁에서 승소한 교회를 대리해 해당 학교를 비워달라고 지난 2017년 12월 사설 보안요원들과 학교를 찾아갔다. 며칠 뒤 신고를 받고 학교로 출동한 필리핀 경찰은 이들 보안요원들이 허가기간이 만료된 보안업체 소속으로 불법무기를 소지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체포했다. 필리핀 경찰은 당시 현장에 없던 백 선교사에 대해서도 보안요원들의 불법무기 소지 문제를 함께 적용하면서 지난 5월 30일 구금했다.

정 센터장은 “백 선교사는 주소 오류로 경찰 출두 명령을 받지 못했다. 무기를 직접 소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며 “주 필리핀대사관은 백 선교사가 체포된 다음날인 5월 31일 가족의 요청에 따라 영사면회를 실시했고, 법률자문 등 영사조력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도소로 이감된 백 선교사는 현재 100여명과 한 방에서 수감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선교사를 파송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는 “백 선교사는 누구보다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역한 선교사”라며 “그가 선교와 전혀 무관한 불법무기와 폭발물을 소지하고 불법적 일을 도모했다는 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단언했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주필리핀 대사는 필리핀 경찰청, 법무부 등 현지 경찰과 사법 당국에 서신을 보낸 데 이어 경찰청장 및 법무부 장관 등과 면담을 통해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을 당부했다. 또 체포 과정에 불법성이 없었는지 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이 사건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요청했다. 대사관측은 백 선교사가 구금된 경찰서 관계자를 면담, 관련 서류와 절차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했으며 필리핀 경찰위원회로부터 관련 내용을 조사하겠다는 답신을 받은 상태다.

정 센터장은 “백 선교사는 다행히 현재 건강상 큰 문제는 없는 상태”라면서 “정부는 우리 국민 누구라도 해외에서 억울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