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광화문광장으로 자리 옮겨 5만명 집결 예고

입력 2018-08-03 15:04 수정 2018-08-03 15:25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규탄하는 ‘혜화역 시위’가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에 5만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3일 집회 주최 측인 ‘불편한 용기’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열린다. 주최 측은 경찰에 5만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신고했다. 3만명을 신고한 제3차 집회에 비하면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4차 집회는 묵념·의례, 재판과 삭발 퍼포먼스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무더위를 감안해 행진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전 집회에서 갈등을 빚었던 ‘촬영 금지’ 가이드라인은 이번에 없어진다. 불편한 용기 측은 “광화문광장은 서울의 대표 관광지로 많은 인원이 오가며 기념사진을 찍는 게 이곳의 특수성”이라며 “‘찍지마’를 외치지 말아 달라”고 공지했다. 3차 집회에서는 마재티비 운영자 등 일부 남성들이 “공개된 집회인데 왜 촬영을 막느냐”며 사진과 영상을 찍자 집회 참가자들이 항의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불편한 용기 측은 혜화역에서 세 차례 집회를 열고 “성차별 사법불평등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홍대 남성 누드모델 사건 때 여성 피의자를 포토라인에 세우고 구속수사한 게 도화선이 됐다. 당시 여성단체들은 “이렇게 신속하게 수사할 수 있는 경찰이 왜 여성이 피해자일 때는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느냐”고 비판했다. 1차 집회 때 1만여명(주최 측 추산)에 그쳤던 참가 인원은 2차 때 4만5000명, 3차 때 6만명으로 증가했다. 4차 집회는 광화문광장으로 장소를 옮기는 만큼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집회 후원금도 지난 1일 기준 6000만원에 이르러 목표금액을 넘겼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는 ‘여성’이라는 단일 의제로 열린 집회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는 200여명 규모에 그쳤다. 불편한 용기 측은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성 편파적인 실태가 심각하고 이러한 차별은 단지 의식 수준을 넘어 불안감과 공포를 느끼게 하고 있다”며 “이런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성의 삶의 실질적 변화가 생길 수 있을 때까지 저희는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