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구를 제안했다.
필리핀 일간 마닐라불레틴은 2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정보·보안 당국자들과 만나 필리핀 남부 섬인 민다나오의 이슬람 무장단체 조직원 관련 문제를 논의하던 중 이렇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섬 다바오 시장이었다. 집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자주 드나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24일에도 “공무원이 한국·중국인 관광객에게 돈을 뺏으면 민다나오로 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 섬에서 IS 조직원들과 교전이 벌어질 경우를 가정하며 “중국 아니면 로켓을 어디서 구하겠는가.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친구가 되지 않는 이상 말이다”라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어 “우리는 둘 다 미쳤으니 서로를 잘 이해할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에게 아버지나 형제, 장인어른 등 적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 물어봤을 때 그가 ‘개 먹이로 던져준다’고 하면 난 ‘바다에 물고기 밥으로 준다’고 답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내 마약사범이나 범죄조직 등에 대한 강경한 발언으로 잘 알려져있으며 ‘아시아의 트럼프’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TV 생중계 연설에서 김 위원장을 두고 “김정은은 위험한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뚱뚱하고 착해보이지만 미치광이”라고 평가했으나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김 위원장은 내 우상이 됐고, 절묘한 행동으로 이제 모든 사람의 영웅이 됐다. 처세에 능하고 똑똑하다”고 평가를 바꾸기도 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