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3일 문재인 대통령의 여름휴가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여름 휴가에 들어간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대전 장태산 자연휴양림을 깜짝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부터 3일 까지 충남 계룡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냈다”며 “문 대통령은 계룡대 인근의 군 시설을 시찰하며 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대전의 명소인 장태산 휴양림을 산책했다”고 밝혔다. 장태산 휴양림은 향기로운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어 산림욕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장태산 휴양림에 왜 방문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선 동서지간이 김한수 배재대 교수 등 친척을 만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정숙 여사는 2일 오후 5시쯤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전을 1시간여 간 관람한 뒤 이상봉 미술관장과 저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식당 측에도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고 일반 시민들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하는 소탈함을 보여줬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 대부분을 군 보안시설 안에서 보내며 휴식을 취하며 외부 접촉을 최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를 국내의 한 군 휴양시설에서 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휴가 모드'에 들어간 지난 28일에는 경북 안동의 봉정사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연차를 다 쓰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해 연차 총 14일 중 8일만 썼다. 이번 휴가 뒤 문 대통령에게 남은 연차는 총 21일 중 12일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김성동 작가의 ‘국수’와 진천규 작가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고 밝혔다.
‘소년이온다’는 1980년 광주 5월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다. ‘국수’는 임오군변(1882)과 갑신정변(1884) 무렵부터 동학농민운동(1894) 전야까지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김성동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바둑을 비롯해 소리, 글씨, 그림 등 최고의 경지에 오른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는 한국 기자로는 유일하게 단독 방북 취재에 성공한 진천규 기자의 책이다. 휴대전화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 평안도의 드넓은 평야와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 순수한 아이들의 모습 등 우리의 일상과 비슷한 최근 북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