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루킹’ 여동생 ‘아롱’ 등 경공모 핵심 스텝, 이틀째 대책회의 정황 포착

입력 2018-08-02 15:51 수정 2018-08-02 22:18
경공모 스텝의 차량이 2일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1층 북카페 앞에 주차돼 있다. 황윤태 기자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가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핵심 스텝들이 경공모의 ‘산채’로 불린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에 모여 이틀째 대책회의를 가진 정황이 2일 포착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김경수 경남지사 턱밑까지 닥친 상황에서 이뤄진 회의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드루킹 김씨의 여동생인 ‘아롱’ 김모씨와 ‘별난사람’, ‘창민’, ‘구기동’, ‘태우’ 등 6명의 경공모 핵심 스텝은 지난 1일부터 이틀째 느릅나무 출판사 2층 사무실에 모여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곳은 드루킹 김씨 등이 2016년 11월 김 지사와 함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시연회를 개최한 곳으로 지목된 장소다. 김씨의 사무실도 이곳에 있었다. 아롱 김씨 등 경공모 스텝들은 1일 오전에 모여 오후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고 2일에도 오전에 만나 현재까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특검팀이 청구한 김 지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한 차례 기각돼 재청구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경공모 핵심 스텝들이 극심한 심적 압박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특검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 처벌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방안이 회의에서 논의됐을 개연성도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최득신 특검보 등 수사 인력 17명을 경남 창원으로 보내 김 지사의 집무실과 관사에서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자료와 개인 일정 등 필요 자료를 압수수색했다. 또 서울 여의도 국회에도 특검팀을 파견해 김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사용한 컴퓨터와 국회에서 근무 중인 김 지사 전 보좌진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일정관리 비서가 사용하던 컴퓨터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고 한다.

특검팀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김 지사와 드루킹 김씨의 댓글 조작 공모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핵심 단서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지난달 말 김 지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한 차례 기각됐고 이후 김씨 등 경공모 회원들에 대한 추가 조사로 증거를 보강해왔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동성 황윤태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