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덮친 기록적인 폭염에 북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북한은 극심한 가뭄과 관개용수 공급 부족으로 본래 식량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 올해 ‘폭염’까지 겹쳐 식량부족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2일 기고된 ‘지속되고 있는 고온현상과 예견되는 날씨’라는 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북한 만포의 최고기온은 40.7도, 중강 40.2도, 장강 40도를 기록했다. 지난 1일에도 북한의 수십 곳에서 최고기온이 37도 이상으로 관측됐으며 같은 날 평양의 최고기온은 37.8도였다.
이에 노동신문은 이날 1면 사설에서 ‘온 나라가 떨쳐나 고온과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투쟁에 모든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하자’고 인민들을 독려했다.
사설은 또 “최근 우리나라에서 고온과 가뭄 피해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혹심한 고온과 가뭄으로 황해남·북도를 비롯한 각지 농촌들에게 벼, 강냉이 등 농작물들이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온, 가뭄과의 전투에서 내일이란 있을 수 없다”며 “지금까지 논벼 생육상태가 좋고 밭곡식들도 아직은 가뭄을 타지 않는다고 해서 요행을 바라며 속수무책으로 시간을 놓친다면 돌일킬 수 없는 후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설은 “지금 우리 당은 전체 인민이 열렬한 애국심을 안고 고온과 가뭄피해를 막기 위한 전투를 힘있게 벌려 나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고온과 가뭄과의 투쟁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 총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동신문 4면에도 전국 각지의 물관리, 양수설비 점검보수, 병해충 피해대책 등의 모범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가 실리며 고온·가뭄 대책에 인민들이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UN 식량농업기구(FAO)가 작년 12월 7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에 따르면 북한은 극심한 가뭄과 관개용수 공급 부족으로 총 49.5만 톤의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 토마스 오헤야 킨타나 UN 북한인권 특별보좌관은 작년 10월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 인구의 약 70%가 식량안보 불안상태로 분류되며, 어린아이 4명 중 1명이 성장 저해를 겪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