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진입할까… 고위험임산부 지원해야

입력 2018-08-02 14:33 수정 2018-08-02 15:25

첫 아이를 임신한 심은지(31)씨는 전신성 홍반성 루프스를 앓았다.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특히 은지씨는 피부다발근육염, 특발성두드러기, 대상포진, 포진형 피부염, 류마티스관절염, 아토피피부염 등도 함께 앓아 상태가 심각했다. 자칫 산모와 태아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었다. 생명보험재단은 이런 산모를 돕는다. 은지씨는 재단 도움으로 임신 39주 만에 건강한 아이를 출산했다.

지난 10년 간 재단에서 의료비 지원 받은 저소득 고위험 임산부 3510명 분석해보니 평균 연령은 35.5세였다.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노산이 늘었다. 때문에 현재 대한민국은 ‘고위험 임산부’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 만혼·고령임신 등 증가하는 ‘고위험 임신’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1.0명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도 별로 살펴보면 ▲2013년 1.19명 ▲2014년 1.21명 ▲2015년 1.24명 ▲2016년 1.17명 ▲2017년 1.05명 이다.

더 큰 문제는 ‘고위험 임산부’다. 만혼 등 이유로 고위험임신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산모 평균 출산연령은 32.4세로, 20년 전인 1995년(26.5세)보다 5.9세나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산모 구성비 또한 26.3%나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3만5974명(7.9%)이었던 고위험 임산부가 ▲2012년 3만 9146명(8.4%) ▲2013년 3만 8140명(9.0%) ▲2014년 4만 1051명(9.7%)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고위험임신 요인으로는 조산(1089명, 15.1%)이 가장 많았다. ▲당뇨(775명, 10.8%) ▲조기진통(751명, 10.4%) ▲빈혈(649명, 9%) ▲자궁경부 무력증(544명, 7.6%)이 그 뒤를 이었다.

◇ 정부, ‘고위험 임산부’ 지원 확대 시행한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계부처 합동으로 ‘일하며 아이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확정해 발표했다. 출산휴가급여 인상, 아빠 육아휴직 활성화, 돌봄서비스 확대 등 아기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향후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문제로 임신 및 출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고위험 임산부’ 지원을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대상 질환을 현재 5개에서 내년부터 11개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조기진통, 분만관련출혈, 중증 임신중독증, 양막 조기파열, 태반 조기박리로 진단 받고 입원치료를 받은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 구성원만 지원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전치태반, 양수과다증, 양수과소증, 자궁경부 무력증, 분만 전 출혈, 절박 유산 등 6개 질환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험 임산부 약 2만8000명이 혜택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 여전히 사각지대 놓인 ‘고위험임산부’

현재 정부에서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고위험 임산부들이 존재한다. 이 경우 생명보험재단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생명보험재단은 2009년부터 인구복지위원회 서울지회와 함께 조산, 임신성고혈압, 임신성당뇨 등 임산부 및 태아 건강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을 앓는 저소득 고위험 임산부들을 대상으로 진료, 검사, 입원, 분만 등 임신부터 분만까지 전 과정 지원한다.

지출한 모든 의료비를 질환에 따라 1인당 최대 60~1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는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사업’ 전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저소득 고위험 임산부 4066명에게 의료비 24억원 지원했다.

이종서 생명보험재단 이사장 “출산인구는 감소하는 반면 고위험 임신은 해마다 늘고 있어 경제적 부담이 큰 저소득 고위험 임산부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재단은 앞으로도 산모와 신생아 건강증진 및 출산장려 사회분위기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고위험 임산부들이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