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코바에서 마피아 보스로 추정되는 한 50대 남성이 세 딸에게서 흉기로 수십 차례 찔린 뒤 엘리베이터에 방치된 상태로 발견됐다. 모스코바 경찰은 그의 세 딸 크리스티나(19) 안겔리나(18) 마리아(17)를 부친 살해 혐의로 구속했다.
2일 현지 언론 러시아투데이에 따르면 세 딸은 모스크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수년간 아버지에게 물리적·정신적 폭력을 당했고, 성적 학대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티나는 경찰 심문에서 “우리는 아버지를 정말로 혐오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단 한 가지였다. 아버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그가 (세상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길 원했다”고 말했다.
세 딸의 부친은 미하일 카차투리안(57). 그는 살해당한 날까지 집으로 오는 길에 세 딸을 흉기로 위협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 딸 중 한 명이 우발적으로 미하일을 찌르자 나머지 두 딸도 합세했다.
주변 이웃들과 세 딸의 지인들은 미하일이 ‘마피아 보스’로서 활동하면서 세 딸을 학대해왔다고 주장했다. 자매의 어머니는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떠났으며 세 자매의 오빠는 16세 때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웃은 “미하일은 항상 가족들을 괴롭혀 왔다. 하루는 미하일이 가족들을 숲으로 데려간 다음 그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날 이후로 자매의 어머니는 미하일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하일이 일을 하는 것은본 적은 없지만 그는 항상 신용카드로 돈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미하일의 학대 행적에 대한 증언은 이뿐만이 아니다. 현지매체 112는 자매 중 한 명이 아버지에게 성행위를 강요받았다는 증거인 딸의 편지를 확보했다. 편지에는 “이 자매는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많은 양의 약을 먹어 자살을 시도했지만 의사들에 의해 구조됐다”며 “아버지는 의사들을 설득해 사건을 자살이 아닌 단순 실수로 꾸몄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세 자매의 지인은 자매들의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미하일의 학대 행적을 폭로했다. 이 지인은 “자매들은 항상 멍과 상처로 가득했지만, 미하일은 옷에 가려 보이지 않는 곳에 주로 폭력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의 한 사건을 언급했다. 이 이웃은 “최근 자매의 오빠인 세르게이(21)가 친구를 데리고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자매의 아버지는 그의 딸들이 이 친구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확신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미하일은 카펫에서 개의 털을 발견하자, 딸들 중 한명을 불러 그가 보는 앞에서 그 털을 먹게 했다” “그는 집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외출할 때까지도 그녀들을 관찰했다”며 미하일의 학대 행적에 대한 지인들의 증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몇몇 이웃들은 “미하일은 항상 스스로 종교에 헌신적이고 예의바른 사람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미하일 소유의 차량을 조사한 결과는 달랐다. 차량에서는 헤로인 2㎏, 소총 두 자루, 권총 세 자루 등이 발견됐다. 한 익명의 이웃은 이에 “믿을 수 없다. 누구를 믿어야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모스코바 경찰 대변인은 지난달 30(현지시간) “조사결과 세 딸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며 최대 10년에서 15년까지의 징역이 구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자매의 한 지인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당신의 인생이 끝이 보이지 않는 정신적·물리적 트라우마로 가득한 악몽이라면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고 밝혔다.
러시아에서는 미하일에 대한 끔찍한 증언들이 전해지면서 세 딸의 정당방위가 제기되고 있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