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처자 의혹 등으로 PD수첩에 나왔던 설정 스님 16일 이전 용퇴

입력 2018-08-02 06:42 수정 2018-08-02 09:19
사진=방송화면 캡처

학력위조, 부동산 보유, 숨겨 둔 자녀 의혹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오는 16일 중앙총회의 임시회의 이전에 퇴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계종 교구본사 주지협의회는 1일 설정 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설정 스님이 오는 16일 열리는 임시중앙총회 이전에 용퇴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주지협의회는 이날 설정 스님을 만나기에 앞서 긴급회의를 열고 종단 정상화를 위해 총무원장의 조속한 용퇴가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설정 총무원장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종전 스님과 원로의원, 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 전국비구니회 등 종단주요 구성원이 의견을 모아주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총무원장 선거 당시부터 제기된 사생활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퇴진 압박이 이어지면서 내린 조치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무원 앞에서 단식 중이던 설조 스님을 찾아가 “마음을 비웠다”고 했지만 퇴진 압박은 계속됐었다.

설정 스님은 지난해 10월 임기 4년의 조계종제 35대 총무원장에 당선돼 11월 취임했다.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지지를 받은 설정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숨겨준 자녀 의혹 등을 받았지만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선거 당시 학력위조 의혹은 인정했지만 숨겨진 딸에 대한 의혹 등은 강하게 부인했었다.



설정 스님은 언제든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전모씨의 행방을 찾지 못해 검사가 어려웠다. 지난 5월1일 MBC ‘PD수첩’이 관련 의혹을 다뤄 논란은 더욱 커졌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진보진영, 시민사회 원로 등이 퇴진 요구가 거세졌고 설조 스님은 40일이 넘게 단식을 하며 퇴진을 촉구했었다.

결국 지난 1일 전씨의 친모인 김모씨가 기자회견을 열고 “설정 스님과는 관계없는 아이”라며 “설정 스님이 입양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고 퇴진 압박은 계속돼 결국 용퇴의사를 밝혔다.

한편 설정 스님 퇴진을 촉구하며 41일간 단식농성을 벌이던 설조 스님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지만 여전히 거동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조 스님 측은 “1~2주는 지나야 몸을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