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압 받았다’던 김세의 기자 MBC 떠나…“앞으로도 싸워나갈 것”

입력 2018-08-01 17:19 수정 2018-08-02 15:09
사진 = 김세의 페이스북(@saykim123) 캡처.

최승호 신임 MBC 사장 체제에서 부당한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김세의(42) MBC 기자가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MBC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고 “그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지만 역시 이제는 MBC를 떠나야할 때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7일 최 사장이 취임한 이후 저를 비롯한 80여명의 직원들이 마이크를 빼앗기고 취재업무에서 배제됐다. 수많은 직원들은 이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지난 4월18일부터 대기발령 상태로 한 달에 100만원 수준의 월급만 받아왔다”고 했다. 이어 “MBC 직원이라는 제약만 있을 뿐 100만원 수준의 월급으로만 살아가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기자는 2004년 MBC에 입사한 뒤 기자로 활동하다가 2013년 MBC 노동조합을 만들고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최 사장이 부임한 이후 ‘지난해 파업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김 기자는 지난 3월 자유한국당이 ‘좌파정권의 방송장악’에 따른 피해자를 지원하겠다며 출범시킨 ‘좌파정권 방송장악 피해자지원 특위’ 첫 회의에서 “최 사장 취임 이후부터 지난해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기자들은 취재를 배제당하고 이메일을 사찰당하고 있다”며 “최 사장과 주요 인사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MBC는 지난 1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언론자유와 방송 독립성 침해·공영방송 가치 훼손의 배경과 원인’을 조사하겠다며 정상화위원회를 발족한 바 있다. 김 기자는 위원회 측에서 진행하는 조사에 불응했고, MBC 측은 해당 사안을 문제삼아 그를 대기발령조치했다.

김 기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입사 당시 노조 파업으로 쫓겨난 김영수 사장의 아들 꼬리표를 달면서도 너무나 가고 싶었던 MBC였기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MBC 노동조합을 만들고 어려운 시기에 함께 부당한 권력에 맞선 동료들이 있었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잠시 몸과 마음을 쉬는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더더욱 열심히 싸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MBC 측은 “대기발령 중에도 기본급은 지급하게 돼 있어 4월18일 이후 100만원을 받았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또 대기발령 1달 이후 본인이 가족돌봄휴직을 신청했고, 휴직기간에는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이 규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