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도 손으로 쥐는 힘, 즉 악력이 약하면 운동 능력이 줄거나 일상생활에 문제를 겪는 등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악력 감소는 흔히 노인들의 일로 치부되고 있지만 젊은층에도 해당된다는 얘기여서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 강서영 임상강사 연구팀은 20세 이상 성인 남녀 4620명(남 2070명, 여 2550명)을 대상으로 악력과 건강 관련 삶의 질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남성 2070명 가운데 25.2%(522명)가 낮은 악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의 평균 측정 악력은 45.19였으며 522명의 악력은 31.49였다. 연령별로는 20~34세 20.6%(56명), 35~49세 14.9%(48명), 50~64세 28.2%(127명), 65세 이상 36.3%(291명)였다.
여성은 2550명 가운데 24.7%(630명)가 낮은 악력군이었다. 여성의 평균 측정 악력은 27.3이었으며 630명은 18.59였다. 20~34세 22.8%(88명), 35~49세 17.1%(89명), 50~64세 21.8%(142명), 65세 이상 38.3%(311명)였다.
그 결과, 악력이 전체 대상자의 하위 4분의 1로 매우 낮을 때 남성의 경우, 걷기 등 움직일 수 있는 정도를 평가한 ‘운동능력 문제’가 1.9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 등 신체 불편감은 1.53배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악력이 약할 때 운동능력 문제는 2.12배 증가했다. 회사 생활이나 공부, 집안일 등 통상적으로 하는 행동을 뜻하는 일상생활 문제가 2.04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 등 신체 불편감은 1.48배 증가했다.
악력은 쉽고 빠르게 근육의 강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로 노인의 건강 평가에 사용돼 왔지만 이번 연구로 20대까지 포함된 전 연령층에서 손으로 쥐는 힘과 삶의 질의 연관성이 확인된 셈이다.
박 교수는 “남녀 모두에서 연령이 증가할수록 근감소증으로 인해 근력이 약해지면서 손으로 쥐는 힘이 줄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감소할수록 손으로 쥐는 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유지하려면 노인 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며 근육의 힘을 향상시킬 수 있는 근력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삶의 질 연구’(Quality of Life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