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유난히’ 조용한 이적시장…‘투자 없는 성공’ 얼마나 갈까

입력 2018-08-01 15:37

토트넘 홋스퍼가 예상보다 조용하게 이적시장을 보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프리미어리그 우승권에 진입하면서 과감한 투자가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던 만큼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가장 최근까지 영입에 공들였던 잭 그릴리쉬(23·아스톤 빌라)마저 잔류에 무게가 실렸다는 보도도 나와 다음 시즌 성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빅6’ 가운데 영입을 하지 않은 팀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지난 31일(현지 시간) “토트넘이 그릴리쉬 영입에 실패했다”면서 “토트넘은 이적료를 낮추기 위해 너무 오랜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이는 외려 역효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그간 빌라가 갖고 있는 재정적자를 이용해 이적료를 낮추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빌라 구단주가 바뀌면서 이 작전은 실패로 끝이 났다. 빌라는 재산이 50억 파운드(약 7조 3876억 원)에 달하는 이집트 출신 거부 나세프 사와리스와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NBA 농구팀 밀워키 벅스 공동 소유주인 웨스 에덴스의 투자를 받게 됐다. 이들은 그릴리쉬에게 잔류를 부탁했고 그릴리쉬 역시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 관계자는 “토트넘은 빌라가 인수가 되기 전에 영입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면서 “이제 구단주들이 그릴리쉬나 제임스 체스터는 어느 곳에도 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빌라를 재건하고 싶어 한다. 클럽의 최고 선수들을 판매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역시 향후 이적시장에서 ‘빅사이닝’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AC밀란과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지난 시즌엔 몇 명 정도 영입할 것이라고 알려줬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적시장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우리는 (좋은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우리는 일하고 있다. 이적시장 마감이 매우 가깝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클럽은 팀을 돕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했다.

토트넘이 성적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투자에 소극적이자 국내외 팬덤 분위기도 좋지 않다. 이들은 레비 회장이 셈법에만 밝은 ‘실리주의자’라며 최근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는 이적시장 흐름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토트넘은 최근 몇 년간 넷 스펜딩(지출총액-수입총액) 0에 가깝다. 다시 말해, 토트넘이 전력 보강을 위해 활발한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가 없는 성공이 얼마나 갈 수 있을지, 토트넘의 다음 시즌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