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화장실 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부 흡연자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빌딩 청소부’의 사연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이 처음 인터넷 상에 등장한 것은 2010년이지만 8년이 지난 지금도 주목받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호소의 글’을 써붙인 미화원은 건물 내 담배연기가 견디기 힘들다며 입주민들의 배려를 부탁했습니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어느 빌딩 청소부의 호소문”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사진 두 장을 함께 올렸습니다. 사진에는 공책 한 면을 반듯하게 찢은 듯한 종이를 빼곡히 채운 호소문이 담겨있었습니다.
호소문은 “삼가 섭섭함과 옹졸한 마음으로 이 글을 써서 붙이게 되는 허물을 용서하십시오. 빌딩 청소부는 새벽 5시경에 시작해 오후 4시에 일을 마치는 결코 쉽지 않은 직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길을 찾을 수 없는 우리로서는 할 수 없어서 이 일을 감당하며 살아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라는 정중하고 간곡한 표현으로 시작됩니다.
미화원은 근무 시간보다 견디기가 힘든 것으로 9층 남녀 화장실에 계속되는 담배 연기를 꼽았습니다. 건물 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부 흡연자들로 인해 발생하는 담배연기가 참기 어렵다는 건데요. 그는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한 달 사이에 3명의 청소부가 생업을 포기했습니다”라며 “온종일 계속해서 담배를 피운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누구인들 감내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물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이 호소문에 동조하면서도 건물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에 대해 공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댓글에는 “대다수 선량한 흡연자들을 ‘흡연충’으로 내모는 사람들이 있다” “화장실에서 담배피우는 거 찍으면 몰카라고 하는데 이런 건 괜찮다고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흡연은 지정된 곳에서만 하자”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일부는 “흡연구역을 제대로 지정하지 않아 흡연자 고충도 있다” “높은 건물은 제발 흡연실도 만들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네티즌들이 “아주 적은 돈 벌어서 근근히 가정을 이끌어 가는, 배운 것 없고 힘 없어 말 안하고 살아가는 분들 도와주십시오” “어려운 분들 배려하는 것도 지식인의 도리일 수 있습니다”는 건물 관리인의 호소가 안타깝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2015년 1월1일부터 모든 음식점 등 영업소 내부에서 흡연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외 공항·학원·전철역이나 연면적 1000㎡이상의 사무용 건축물, 공장 및 복합용도의 건축물 등에 대해서도 건물 내 금연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이나 복도 등에는 금연 스티커 등을 부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기도 한데요.
정부에서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는 곳을 옥상에 한정하고, 허가를 통해서만 베란다·테라스 등에도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게 하면서 일부 흡연자들이 ‘흡연할 곳이 마땅찮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도 한 상황입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