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손세이셔널’이 온다. 손흥민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초반부터 뛸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와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있었다.
손흥민은 11일 2018-2019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을 치르고 13일 자카르타에 도착한다. 12일 바레인과의 1차전 이후에 오는 것이지만, 이마저도 간신히 타협한 결과물이다.
합류가 늦어진 이유는 아시안게임의 특수성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지 않는 아시안게임은 각 구단들이 의무적으로 선수를 차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유럽 구단들은 팀의 시즌 일정과 맞지 않는 아시안게임에 종종 난색을 표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일정도 프리미어리그 개막과 겹쳤다. 갈 길 바쁜 토트넘은 팀의 핵심 공격수인 손흥민을 쉽게 보내줄 수 없었다. 게다가 손흥민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도 출전해야 한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18일 풀럼 FC와의 경기까지 뛰게 하고 보내겠다고 대한축구협회에 제안했다.
협회도 손흥민도 이를 그대로 수용하긴 어려웠다. 협회는 합류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구단과 협상에 나섰다. 그 결과 대표팀은 11월 A매치 기간과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에 손흥민을 부르지 않기로 합의했다.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홍보팀장은 “손흥민은 내년 1월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한다. 아시안컵은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뛰게 될 것”이라고 31일 밝혔다.
손흥민도 적극적으로 구단을 설득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가 거의 다 끝나고 가는 것은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개막전 이후 보내 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와 선수의 노력과 구단의 배려로 손흥민이 일찍 합류하게 되면서 대표팀도 한시름 돌렸다. 김학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초반부터 무리하게 플레이시키지 않겠다. 손흥민은 꼭 필요할 때 써먹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때문에 시즌 초반 팀을 이탈하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손흥민은 “시즌 중에 한동안 팀을 떠나게 돼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아시안게임서 돌아오자마자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프로로서 각오를 다졌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