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가에서 발견된 제주도 실종 여성 휴대폰엔 다른 사람 지문 없었다

입력 2018-08-01 05:23 수정 2018-08-01 05:25

가족 캠핑 중 실종된 30대 여성 최모(38)씨의 휴대전화가 해안가에서 발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찰은 음주로 인한 실족과 범죄 가능성 두 가지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제주동부경찰서를 인용해 실종된 여성의 휴대전화가 해안가 도로 볼라드 위에서 발견됐으며 이 휴대전화에서 다른 사람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도에서 실종된 최씨는 실종 당일인 25일 오후 7시30분쯤 가족과 인근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부부는 술을 반 병씩 나눠 마셨고 이후 캠핑카로 돌아와 또 술을 마셨다. 이후 최씨는 음주 상태로 오후 11시쯤 캠핑카로부터 500m 떨어진 해안도로에 위치한 한 편의점으로 이동해 김밥과 소주, 커피, 종이컵 한 줄 등을 샀다.

편의점 CCTV에 찍힌 최씨는 민소매 티와 반바지 등 간편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있었으며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의 소지품은 자신의 손에 들고 있었다. 편의점을 나온 이후 최씨의 행적은 끊겼고 가족은 최씨를 찾다가 다음날 26일 오후 3시20분쯤 최씨의 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수색을 이어가던 경찰은 이날 오후 4시31분에 캠핑카로 가는 길에 있는 해안가 도로 볼라드 위에서 최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발견했다. 볼라드는 자동차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면에 세워둔 구조물로 높이는 30㎝다. 주로 제주 해안도로에서 볼 수 있다.

최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는 26일 오전 2시30분쯤 모 어선 선장이 입항하다 발견하고 당일 오후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 휴대전화에서 다른 사람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최씨가 물건을 사고 볼라드 위에 앉아 잠시 쉬다가 캠핑카로 향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씨 옷차림이 주머니가 없어 소지품을 볼라드 위에 올려놨다가 그대로 캠핑카로 이동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실종 당일인 26일 새벽 환경미화원이 방파제 위에서 최씨가 편의점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치웠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경찰은 “구입한 종이컵 10개 중 1개의 종이컵만 사라지고 나머지 9개는 그대로 발견됐다”면서 “이 소지품에서 다른 사람의 흔적이나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고 전했다. 당시 소주병은 거의 비워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사실들을 종업해 보면 최씨는 25일 오후 7시30분쯤 가족과 식사 중 음주를 하고 캠핑카로 돌아와 또다시 술을 마신 뒤 오후 11시쯤 음주 상태로 편의점으로 이동해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이후 인근 해안가 도로 위에 잠시 앉아 있다가 가족이 있는 캠핑카가 있는 방파제로 이동 중 혼자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때문에 경찰은 최씨의 실종 이유가 음주 중 실족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카드와 휴대전화가 물밖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또 최씨의 슬리퍼 한 쪽이 캠핑카로 가는 화장실 부근 육지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한쪽만 2.7㎞떨어진 세화항 내에서 발견된 것도 실족 사고를 확정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때문에 경찰은 범죄 피해 가능성과 실종 두 가지 모두를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재 경찰은 최씨 실종 직후 나흘간 경찰과 해경, 해군, 소방 등 230여명을 동원해 육지와 해안가, 바다 등을 수색했다. 하지만 최씨의 행방을 찾지 못해 가족 동의를 얻고 지난 29일 오후부터 공개수사로 전환, 수배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기 시작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