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3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방명록에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 협치 꼭 이루어서 사람 사는 세상 만들겠습니다’라고 남겼다. 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는 ‘강과 바다는 아무리 작은 시냇물이라도 가리지 않고 모두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국회의장 취임 후 봉하마을을 처음 방문한 문 의장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헌화 분향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이 잠든 너럭바위 앞으로 걸어가 두 차례 손으로 어루만진 뒤 고인을 추모하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문 의장은 너럭바위 위에 새겨진 글귀인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를 읽고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상황을 놓고 유인태 국회사무총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문 의장은 참배를 마친 뒤 취재기자들을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꿈꾸던 사람사는 세상은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또 전날 방문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의식한듯 “여야 정치인들이 모두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제대로 된 정치가 되려나 봅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문 의장은 전날 김 위원장의 봉하마을 방문에 대한 입장을 묻자 “방명록에 쓴 대로 ‘하해불택세류’, 협치의 정신이다”고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아울러 “바다는 작은 물줄기를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이듯 통합의 선에서 이뤄져, 노무현 정신에 익숙해지신 분들이 여야 없이 방문해 다짐하는 것을 보면 협치의 기운이 싹 텄고, 그 기운으로 통합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이기우 국회 정무수석 비서관, 유창환 정책수석비서관, 이계성 국회 대변인과 함께 묘역을 찾았다. 문 의장은 사저에서 권양숙 여사를 찾아 30여분간 환담한 뒤 서울로 올라갔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