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군대 안 간 동성애자가 무슨 군 개혁” vs 임태훈 “시정잡배나 할 소리”

입력 2018-07-31 15:28 수정 2018-07-31 21:48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31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인신공격성 발언에 대해 “이것이 공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소리인지 시정잡배가 한 소리인지 믿기지 않는다”며 기무사 계엄문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물타기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임 소장은 이날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가)계엄령 문건을 폭로하고 기무사의 광범위한 사찰 행태를 밝힌 군인권센터를 겨냥하여 몰지각한 발언을 일삼았다”며 “논리가 부족하니 하등의 상관이 없는 내용까지 끌어와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군인권센터가 연일 기무사 계엄 문건 폭로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는 자가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이런 사람이 군을 대표해서 군 개혁을 얘기하는데 60만 군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냐”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임 소장은 “동성애자와 성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사람을 동일시하는 무식의 소치”라고 반박하며 “인식의 밑천을 드러내면서까지 (한국당이)내란범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국민들은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그러면서 한국당에 공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임 소장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대위 체제에 있는 한국당을 살리고 싶은 생각이 있는 건지 의심스럽다”며 “대한민국 국민 중에는 많은 소수자가 있고 보수는 그분들을 안아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소장은 군대에 갔다 온 사람만이 군 개혁을 얘기해야 한다는 김 대표의 주장에 대해 “북한 인권을 말하는 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다 북한에 가본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말장난은 그만 두라”고 일갈했다. 김 대표가 자신의 화장 여부를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국회의원들은 TV 출연할 때 화장하지 않나. 앞으로 방송사들이 화장품 값 아끼게 돼서 다행”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날 내내 임 소장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앞선 발언에 대해 당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권과 관련 없는 자료까지 군인권센터에 먼저 가고 심지어 대통령의 코멘트까지 나오는 것에 우려를 표한 것”이라 해명하면서도 “화장을 많이 하고, 그런 전력을 가진 사람이 기무사 개혁과 군 개혁을 얘기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임 소장의 자격 문제를 거론하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김 대표는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 군 개혁을 말해야 한다. 나는 군 생활을 35개월 했다”며 “군 개혁 관련 발언을 하는 사람은 최소한 군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 소장은 김 대표가 정치적 행위를 했으니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변호사들이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반면 김 대표는 임 소장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군기문란 진상규명 TF’를 구성해 군 내부기밀이 군인권센터로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 조사할 방침이다.

심우삼 기자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