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하나만 먹어도 각설탕 15개 섭취”…많아도 너무 많은 빵 속 당분

입력 2018-07-31 15:13
뉴시스

대형마트와 프렌차이즈 빵집, 제과업체가 판매하는 빵의 당 함량이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 경우 빵 하나만 먹어도 각설탕 15개 분량, 일일 당 섭취 권고량의 90% 수준에 달하는 당을 섭취하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은 31일 대형마트와 프렌차이즈 제빵업체에서 판매하는 24개 빵류 제품과 제과업체의 6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 대부분의 당 함량이 과다했다고 밝혔다.

조사한 제품들의 내용량(50g~1782g) 대비 평균 당 함량은 66.9g이었다. 100g당 함량은 18.6g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공식품 1일 당 섭취 권고량(50g)의 37.2% 수준이다.

당 66.9g은 각설탕(3g) 22개, 18.6g은 각설탕 6개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이번 조사에서 100g당 당 함량이 가장 높았던 L제과의 140g짜리 빵을 섭취할 경우 일일 당 섭취 권고량의 90% 수준인 약 45g의 당을 섭취하게 된다.

조사한 30개 제품의 당 함량을 어린이 기호식품의 신호등 영양표시에 적용할 경우 적색(높음) 표시 대상이 16개, 황색(보통) 표시 대상이 14개로 나타났다. 녹색 표시 대상은 하나도 없었다.

신호등 영양표시는 ‘이런이 식행활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100g당 당 함량이 3g 미만이면 녹색, 3g 이상 17g 이하면 황색, 17g 초과면 적색으로 표시한다.

낱개포장 돼 개봉 후 한 번에 섭취하는 단팥빵과 소보로빵은 업체에 따라 당 함량에 차이가 컸다. L 대형마트 단팥빵(70g)의 당 함량은 100g 당 24.3g이었던 반면 P 프렌차이즈 빵집의 단팥빵(115g)은 9.3g에 그쳐 2.5배 이상 차이가 났다.

트랜스지방 함량 표기 의무가 없는 제품들의 트랜스지방 함량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대상 제품 가운데 제과업체가 판매하는 가공식품 빵류(6개)의 평균 트랜스지방 함량은 0.15g 수준인데 반해 프렌차이즈 빵집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빵류(24개)는 평균 0.85g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가공식품 빵류는 ‘식품위생법’에 따라 트랜스지방 함량을 의무표시해야 하나 베이커리 매장에서 판매되는 빵류는 조리식품으로 분류돼 표시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당국이 조사한 30개 제품 중 4개 제품은 영양성분 표시가 허용오차 범위를 넘어섰다. T 프렌차이즈 빵집의 한 제품은 100g당 포화지방 함량을 4.8g으로 표시했으나 실제는 8.58g으로 나타났다. 이는 표기보다 80%가량 높은 수치다.

한국소비자원은 관련 업계에 자발정인 당류 및 트랜스지방 저감 노력과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영양표시 정보 제공 등을 권고했다.

식품의약안전처에는 당류 저감화 정책 강화와 베이커리 빵류 등 어린이 기호식품의 트랜스지방 표시 의무화, 어린이 기호식품 영양표시 허용오차 규정 마련 및 관리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재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