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두 번째 ‘여성 소비 총파업’이 진행된다. 7월에 첫 발걸음을 뗀 이 운동은 매달 첫 일요일에 실시한다. 소비 총파업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한 푼도 쓰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시에 ‘핑크 택스’(Pink Tax·같은 제품이라도 남성용보다 여성용이 더 비싼 현상)를 비롯한 기업의 성차별적 관행을 비판하고 있다.
이 운동은 한국 사회에 여성도 소비의 중요한 주체임을 명확히 알리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인증 게시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외식이나 배달음식 등 소비를 참고 집에서 차려 먹었다며 ‘방콕’ 인증 사진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독서실이나 카페에 가지 않고 도서관에 갔다는 것을 인증하기도 했다. 31일 기준 ‘여성소비총파업’을 해시태그 한 게시글은 1743건이다. 8월을 앞두고 함께 여성소비총파업에 동참하자는 게시글도 올라오고 있다.
중국의 매체에서도 여성 소비 총파업을 주목했다. 중국 CGTN은 지난 17일 ‘한국 여성들, ‘소비’ 중단해 한국 경제에 경종 울려’란 제목의 기사를 썼다. 기사를 통해 ‘한국의 여성 소비 총파업은 전통적인 방식의 보이콧에 자본주의적 성격을 더해 여성의 구매력을 보여줌으로써 성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 진행된 여성 소비 총파업 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SNS에 해시태그 하는 것을 예로 들며 여성 소비 총파업을 ‘온라인 페미니즘’의 한 예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성 소비 총파업 공식팀은 운동 시작 전부터 ‘조삼모사’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고 밝혔다. 일요일 하루 소비 중단한다고 전날이나 다음날에 소비해버리면 대체 무슨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나온 지적이다.
이에 총파업 공식팀은 “여성들의 존재와 영향력을 가시화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유독 매월 첫 일요일에만 크게 매출이 줄어든다면 기업들 역시 그 원인을 찾고 여성 구매자들의 영향력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경각심을 갖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여성 소비 총파업 운동으로 경제와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 나타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먼저 경제적으로는 여성의 소비를 비하하는 광고와 사회적 차별 및 핑크 텍스 철폐를 이끈다. 또한 남성용품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질이 낮은 여성용품의 수준과 여성채용률의 상승을 기대한다. 더불어 임금 불평등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콘텐츠에서 여성을 독립적인 개체로 다루는 것을 늘리고 각종 여성 혐오, 폭력 서사를 없애는 것 등을 기대한다.
윤김지영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성 혐오적 광고와 핑크 택스, 꾸밈 노동 강요, 기업의 채용 부정과 낮은 여성채용률, 된장녀·김치녀 서사 등 여성 소비에 대한 부정적 프레임을 전반적으로 가시화하고 비판하는 것이 이번 운동의 효과”라고 밝혔다. 이어 “매달 참여하는 사람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 운동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여성 소비 총파업에 참여하는 방법>
여성소비총파업에 참여하는 방법은 총 세 가지다. △소비 총파업 △소비 불 끄기 △38 적금인증 이다.
매월 첫 일요일에 문화생활, 외식, 쇼핑 등 다양한 패턴의 소비를 중단함으로써 ‘소비 총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소비 불 끄기’ 운동은 매월 첫 번째 토요일에 실시한다. 오후 9시 ‘#여성 소비 총파업 #소비 불 끄기 #10분간 SNS 정전’ 해시태그를 달고 꺼진 전구 이미지를 게시한다. 10분 뒤 켜진 전구 이미지를 게시하며 퍼포먼스를 마무리한다. 전력 소등과 SNS 중단을 통해 여성 연대를 확인하는 상징적 퍼포먼스다.
‘38 적금운동’ 역시 매월 첫 번째 토요일에 한다.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기념해 ‘38’로 시작하는 금액을 적금 통장에 넣는다. 이 운동에 참여할 때는 여성 채용과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은행을 이용하라고 장려하고 있다.
원은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