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지갑’ 없이 출퇴근 가능?…한국은행, 모바일 현금카드 도입

입력 2018-07-31 15:04

내년 상반기부터 ‘지갑이 필요 없는 시대’가 도래한다. 한국은행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고객의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현금카드 서비스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은행 계좌 기반 모바일 현금카드 서비스 추진을 의결하고 이를 위한 관련 기술표준 개발과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모바일 현금카드 서비스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거래대금을 실시간으로 구매자 계좌에서 인출·지급해 가맹점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결정은 결제 방식 다양화로 소비자의 결제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함이다. 2010년경부터 본격화된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세계적으로 지급서비스 채널이 모바일로 변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로 신용카드에 편중된 국내 지급 결제 시장의 구조를 고비용에서 저비용으로 바꿔 사회적 비용이 경감되는 이유도 크다.

한은은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도입되면 ▲수수료 등 지급 결제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 절감과 ▲금융소비자들의 지급서비스 선택폭을 넓혀주는 등 편의 제고 ▲결제표준을 전체 모바일 지급서비스로 확산해 기술표준을 확립하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 도입은 수수료 인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국가 경제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그동안 현금카드의 경우 모바일화가 안 돼 편의성도 떨어지고, 인센티브가 없어 실적이 미미했는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가 도입되면 가맹점과 소비자가 어떠한 은행 예금계좌를 갖고 있든지 모바일을 통한 현금카드 결제가 가능해진다. 가맹점과 소비자가 QR코드 인식 등을 통한 통신(App-to-App)으로 결제 정보를 교환해 계좌에서 대금이 인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가맹점에서 앱을 통해 이용자가 구매하려는 상품 금액을 입력하면 QR코드가 만들어지고, 소비자가 본인의 앱으로 이 QR코드를 스캔한 뒤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상대적으로 저비용의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사회적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현금카드는 은행 예금계좌에서 구매대금이 즉시 출금되는 구조이고, 플랫폼 중간에 낀 사업자가 없기 때문에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평균 2.1%(지난해 기준) 수준인데, 현금카드의 경우 0.3~1.0% 수준으로 낮게 형성돼있다.

한은 관계자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모바일 현금카드식으로 추진되기 때문에 수수료가 인하될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은행권 사업 계획에 따라 향후 결정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은행권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표준을 마련하고 모바일 현금카드 서비스 앱을 구축해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원은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