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세화포구에서 가족과 함께 캠핑을 즐기던 30대 여성이 25일 편의점에서 물품을 구매한 이후 행적이 묘연하다. 닷새 동안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해 수사가 지지부진 했으나 현재 편의점 물품 구매 이후 추가 행적이 드러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26일 새벽, 일대를 정리하던 환경미화원이 제주시 구좌읍 세화포구 방파제 위에서 실종여성 최모(38·경기도 안산)씨가 편의점에서 산 것으로 보이는 물품을 치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최씨는 실종 직전인 25일 오후 11시 5분쯤 세화포구 근처 편의점에서 김밥과 소주, 커피, 종이컵 한 줄(10개) 등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미화원은 주변 청소 당시 종이컵 10개 중 1개만 없었고 9개는 그대로 있었다고 말했다. 소주병은 거의 비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이후 경찰이 공개수사에 들어가면서 환경미화원이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경찰에 알린 것이다.
환경미화원은 쓰레기를 치운 위치로 캠핑카가 있는 방파제 끝으로 들어가는 입구 부분을 지목했다. 이 곳은 최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가 발견된 공중화장실이 있는 곳이다. 따라서 경찰은 해당 증언이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내용대로 라면, 최씨는 25일 오후 11시 5분쯤 편의점에서 물품을 산 후 도보로 2∼3분 걸어서 방파제 입구까지 갔을 것으로 보인다.이후 밤바다를 보면서 혼자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최씨의 남편 A씨(37)는 26일 0시 20분쯤 잠에서 깨어나 아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15시간이 지난 26일 오후 3시 21분쯤 최씨의 언니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최씨가 바다에 실수로 빠졌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과 범죄 피해를 봤을 가능성 등 모든 점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해경과 함께 이날로 엿새째 세화포구 물양장에 대한 수중 수색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최씨의 한쪽 슬리퍼가 발견된 세화포구 동쪽 해안 등 수색 범위를 점차 넓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물에 빠져 숨졌을 경우 수일이 지나도 시신이 떠오르지 않는 점에 대해 의문스럽다는 여론이 있다”며 “최종 행적과 가까운 곳부터 차례로 수색하면서 범위를 넓혀가고 있고 수색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