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관 관광 재개될까…현정은 회장 4년 만에 방북

입력 2018-07-31 07:07 수정 2018-07-31 09:09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북은 고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이 목적이지만 이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 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30일 “현대아산이 오늘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정 전 회장 추모식과 관련한 방문 동의서를 받았다”며 “이에 따라 즉각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추모식 개최를 위해 이달 초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승인을 받은 후 북측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 통일부가 방북을 승인하면 현 회장과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 이백훈 그룹전략기획본부장 등 현대그룹 임직원 15명이 다음달 3일 금강산에서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추모식을 개최하게 된다.

현대그룹은 2003년 8월4일 정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매년 금강산 특구 온정각 맞은편 추모비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그러나 2016년 남북관계 경색으로 처음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북측이 방북 요청을 거부해 행사가 무산됐었다.

현 회장이 남편인 정 전 회장의 금강산 추모식에 참석한 건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후 2009년, 2013년, 2014년 모두 세 차례다. 재계에선 현 회장이 추모식 참석을 계기로 북측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추모식 목적의 방북만 허가받은 상태여서 북측과의 기타 경협 논의 등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정 전 회장의 유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주사업자이자 개성공단 개발 사업자다. 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8월 현대아산은 북측으로부터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사회간접자본 사업권을 받았다.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5월 초 남북경협 재개에 대비해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