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주연의 윤종빈 감독 신작 ‘공작’이 여름 극장가 대전에 뛰어든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인랑’ ‘신과함께: 인과 연’의 이르기까지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 세 가지를 정리했다.
#1. 실화가 주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깊은 울림
‘공작’은 1990년대 실제 남과 북 사이에서 벌어졌던 첩보전의 실체를 처음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의 타임라인은 1993년 북핵 이슈로 남과 북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부터 2005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화해 무드가 조성되는 시기까지를 아우른다. 냉전의 최전선에서 펼쳐진 대북 스파이 ‘흑금성’의 첩보전을 스크린으로 불러낸 ‘공작’은 남과 북 사이에 적국으로서 실재했던 긴장감과 같은 민족이기에 오갈 수밖에 없었던 미묘한 감정들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2.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초청, 잇단 해외 호평
공작은 제71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공식 초청돼 이목을 모았다. 윤종빈 감독으로서는 ‘용서받지 못한 자’가 2006년 제59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이 초청된 이후 두 번째였다. 한국의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사회적 소재를 찾은 윤종빈 감독은 1990년대 남북 냉전의 최전선에서 펼쳐진 첩보전을 구상해냈다.
기존 할리우드 첩보영화의 문법을 벗어나, 치열한 심리전을 통해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영화적·장르적 재미를 선사했다는 평을 받았다. 해외 언론들은 “말(words)은 총보다 더 강력하게 타격을 가한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스크린 인터내셔널) “스타일리시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로 가득 차 있다”(할리우드 리포터) 등의 평을 내놨다.
#3. 황정민-이성민-조진웅-주지훈, 대립 혹은 공존
남다른 개성과 탁월한 연기력을 겸비한 배우들의 열연과 연기 앙상블이 빛난다. 먼저 북으로 간 스파이 흑금성 역을 맡아 적의 한가운데서 암약하는 스파이의 복합적인 초상을 그려낸 황정민과, 그의 카운터파트인 북의 대외경제위처장 리명운을 강인한 신념과 인간적인 면모로 마음을 움직이는 인물로 완성한 이성민. 두 인물은 때로는 날카롭게 견제하면서도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모습을 통해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매 작품마다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조진웅은 남측의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을 맡았다. 주도면밀한 두뇌와 조직에 대한 충성심으로 대북 첩보전의 판을 짜는 모습을 통해 위압적인 존재감이 보여준다. 북경 주재 북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을 맡은 주지훈 역시 흑금성과 리명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 상황을 조성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그리고 주지훈. 연기파 배우들의 뜨거운 시너지는 남한과 북한, 이념적인 대립, 생존을 위협하는 전쟁의 가능성을 내포한 적대국가, 적과 민족을 넘나드는 이 영화의 입체적인 드라마에 현실감과 몰입감을 더한다. 오는 8월 8일 개봉.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