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하태경 의원에 반박글 “여기 놀러온 게 아니다”

입력 2018-07-30 21:58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옥탑방 생활을 비난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한 반박을 내놨다.

박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여기 놀러온 게 아닙니다. 서민체험하러 온 것도 아닙니다. 저는 여기 일하러 왔습니다”라며 “민생 현장을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적었다.

이는 하 의원이 “에어컨 켜서 맑은 정신에 일하라”며 “진정 서민 체험을 하고 싶다면 한 달이 아니라 임기 4년 내내 옥탑방에서 사시길 권한다”고 박 시장을 비난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박 시장은 지난 22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 한 달 동안 일할 집무실을 차렸다. 극심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박 시장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받은 선풍기 선물을 자신의 SNS에 공개해 화제가 됐다. 하 의원은 문 대통령이 박 시장의 옥탑방 집무실에 선풍기를 선물한 것을 두고 “완전 신파 코메디”라고 비난했다.

박 시장은 삼양동 동네 주민들과 아침 간담회 때 1만1000원짜리 죽을 준비한 것에 대해 “황제 식사를 했다”는 하 의원의 비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시장은 “제가 알기에 국회에서 조찬 간담회 때 보좌진들이 준비하는 죽과 같은 것”이라며 “하 의원 주장대로라면 국회는 매일 보좌진을 동원해 황제 식사를 하고 계신다는 말씀인가”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서 선물받은 선풍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박 시장 페이스북 캡처


박 시장은 자신의 옥탑방 근무가 정책을 만들어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원한 에어컨 아래 대신, 뜨거운 시민 속에 있어보니 잘 안보이는 것드, 놓치고 넘어간 것들이 보인다”며 “동네 주민들과 식사하며 나누는 이야기 속에 진정 살아있는 정책이 들린다”고 했다.

박 시장은 옥탑방 근무를 쇼라고 비난하는 하 의원에게 페이스북 댓글 중 하나를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대한민국 정치인 모두가 일 년에 한 번씩 이런 쑈라도 했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보다는 응원했을 거다. 이벤트도 매일하면 생활이니까 그땐 살만하지 않겠나. 부탁인데 일도 책임감도 애민사상도 아무것도 없음 쇼라도 해라. 뭔 배짱이냐?”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